자사 게임단인 ‘T1’을 분사하면서 컴캐스트의 투자를 받아 ‘T1 엔터테인먼트&스포츠’라는 전문 업체를 설립한다. 10~30대 사이에서 게임 경기를 보는 e스포츠가 인기라지만, 국내 대기업이 마케팅 용도가 아닌 기업까지 만든 건 처음이다.
①매해 35%씩 크는 시장
허석준 SK텔레콤 전무(PP그룹장)는 “사장님께서 ‘게임은 10대는 자기가 직접하고 20대부터는 남이 하는 걸 본다’고 하셨는데 유튜브에서도 가장 많이 보는 콘텐츠가 e스포츠”라면서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전세계 e스포츠 시장은 8억6900만 달러(약1조원, 골드만삭스)규모였지만 핵심 수익원인 상금, 중계권, 스폰서십, 광고, 상품 판매만 종합한 것이고, 약 101억 달러(11.3조원, Streamlabs 2018년 10월)에 달하는 게임 스트리밍 시장을 포함하면 지난해 관련 산업 규모는 12조원 대로 커진다.전세계 e스포츠 시청자들은 2억 명에 육박하고, 매해 시장규모는 35%씩 성장하고 있다.
②5G 상용화로 뜨는 e스포츠·게임
올해부터 수 조원의 통신망 투자를 해야 함에도 5G 특성에 맞는 킬러 콘텐츠를 찾기 어렵다는 점도 e스포츠를 키우기로 한 배경이 됐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은 2003년 1월에 창단된, 임요환으로 유명한 스타크래프트 팀을 2004년 인수한 뒤 15년동안 지원해왔다. 그 결과 T1은 한국 최고 명문 e스포츠 팀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5G는 육상경기였던 LTE(4G)때와 달리 그룹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뛰는 철인3종경기와 같다”며 “5G에서 더 실감나게 변하는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을 몰입이 중요한 e스포츠에 접목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e스포츠는 PC를 기반으로 한 게임인데 포트나이트 등 모바일 게임이 많아졌고, 5G에선 끊김없는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T1에 모바일 게임 진출 요청이 있는데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스포츠 관람이나 게임은 5G 시대 제조사들도 관심이다. LG전자가 MWC에서 선보인 듀얼스크린폰 ‘LG V50 씽큐(ThinQ)’ 5G는 한쪽 화면에 게임을 띄우고 다른 화면은 게임패드로 쓸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5G로 통신 속도가 빨라진 만큼 개인의 멀티태스킹에 대한 요구가 늘어날 것으로 봐서 화면이 커지는 폴더블이 아니라 화면 2개 폰을 내놨다”며 “게임 앱을 실행하면 스마트폰이 컨트롤러로 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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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다른 이에게 어떤 작용을 전달하는 미디어가 될 수 있을까.
허 전무는 “이미 T1선수들의 플레이를 중국 등 해외 플랫폼에 돈받고 파는데 아예 플랫폼을 가져보자고 생각했고 컴캐스트라는 파트너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과 컴캐스트는 합작법인을 통해 글로벌 e스포츠 선수단 운영이나 굿즈(MD제품) 판매외에도 e스포츠를 원천 콘텐츠로 개발해 OTT(푹+옥수수)나 케이블TV 등에서 영화나 드라마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터커 로버츠 컴캐스트 e스포츠 총괄은 “e스포츠 선수의 일상을 재밌게 만드는 클립, 주 1회 정도 스토리로 만드는 미디어 파일, 시즌 단위로 기획하는 리치 콘텐츠 등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