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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개천절 광화문…정부 '강경대응' 먹혔다

공지유 기자I 2020.10.03 11:34:21

보수단체 집회 예고했으나 3일 오전 한산
차벽·바리케이드로 광장 진입 원천 봉쇄
일부 단체 "기자회견 방식 시위 강행할것"

[이데일리 공지유 정병묵 기자] 개천절인 3일 보수단체들이 집회를 예고한 서울 광화문, 을지로 일대가 예상과 달리 한산한 모습이다. 경찰과 방역 당국이 9인 이하 모임을 금지했고 지침을 어길 시 현장 체포 등 강력 조치하겠다고 경고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8월 광화문 집회처럼 당초 예상 인원을 넘어선 ‘게릴라’식 인원 집결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방역 당국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 오전 한산한 광화문 광장(사진=공지유 기자)
3일 오전 광화문 광장 일대는 ‘1인 시위’를 하려는 일부 노인들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집회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광화문∼서울시청 구간 세종대로 주변에 차벽과 광화문 광장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광화문 광장은 현재 도보 이동이 불가능하다.

경찰은 이날 서울 시내 진입로 90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도심으로 들어오는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경비경찰 21개 중대와 교통경찰·지역경찰 등 800여명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기 중이다.

서울 지하철은 이날 오전 9시 10분부터 5호선 광화문역을, 9시 30분부턴 1·2호선 시청역과 3호선 경복궁역을 무정차 통과 중이다.

이날 집회를 하려면 현재 10인 미만 기자회견 방식의 집회만 가능한 상황이다. 1인 시위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지 않아 사전 신고 없이 집회 금지구역에서도 할 수 있으며 금지통고 대상도 아니다.

8월 광화문 집회를 주도해 정부 당국과 갈등을 빚었던 ‘8·15집회참가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당초 개천절 광화문 일대에서 1000여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가 경찰의 금지통고를 받았다. 이 단체는 서울행정법원에 옥외집회 금지처분 취소 본안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했지만 법원은 9월 29일 개천절 집회 금지 처분을 유지했다.

법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성이 높으므로 집회를 개최하는 것은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이날 오후 2시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강행한다. 단체 관계자는 “이순신 동상이 막혀 있지만 갈 수 있는 곳까지 가서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광훈 목사(구속)가 담임으로 있는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은 이날 1시 광화문 일대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한편 신규 코로나19 확진자수는 추석 연휴 사흘 연속 100명 아래를 기록하고 있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5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발생 확진자는 52명, 해회 유입 확진자는 23명이며 총 누적 확진자는 2만402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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