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10.1~7)이 시작한 지 삼일째 되는 지난 3일 명동은 마치 중국의 번화가 같았다. 수백여명의 요우커들이 밀려드는 명동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강남과 강북 등 서울 주요 명소를 찾은 요우커들이 오후가 되면서 속속 명동으로 몰리기 시작, 정쟁터를 방불케 했다.
전날 베이징에서 왔다는 샤우쉰(여·31)씨는 “한국산 마스크팩과 옷을 사러 왔다”면서 “평소 한국 드라마에서 보던 장소를 직접 보게 돼 설렌다. 명동에서 쇼핑말고도 청계천, 홍대 등도 다녀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동의 한 화장품 직원은 “10월 매출의 승패는 요우커를 어떻게 사로잡느냐가 관건이다”며 “지금과 같은 추세라고 최고 매출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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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은 국경절을 실감케 했다. 매장 사이 통로는 쇼핑하는 요우커들로 시장통을 방불케 했다. 바로 옆에서 하는 말도 알아 듣기 힘들 정도로 매장 내부는 시끄러웠다.
면세점 인기 브랜드인 설화수, 후, 헤라 등 한국 화장품 매장에는 30~40명이 넘는 손님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화장품 매장 직원은 “금요일이지만 평일에 비해 1.5배정도 많은 손님이 매장을 찾았다”며 “국경절 연휴가 시작해 주말만큼 손님이 방문한 것 같다. 정신없다”고 말했다.
톈진에서 왔다는 중국인 관광객 덩리위안(여·27)은 “전지현이 선전하는 헤라 화장품을 50만원어치 구매했다”며 “엄마나 친구들에게 줄 선물용으로 많이 구입했다”며 자신의 쇼핑백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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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M매장은 요우커들이 점령했다. 유럽산 명품 가방보다 저렴하면서도 한류(韓流) 드라마 등에 등장해 인지도가 높아진 덕분이다. 중국인들이 ‘싹쓸이’ 쇼핑을 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 최근 고객 1인당 5개로 판매를 제한했을 정도라고 한다.
백화점도 국경절 대목을 잡기 위해 안긴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1층 로비에 서부터 붉은 치파오를 입은 안내원이 고객 안내를 맡았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붉은 색에 마케팅 초점을 맞춘 것이다. 곳곳에 ‘환잉광린(어서오세요)’이라고 쓰인 빨간 어깨띠를 두른 통역요원이 중국인 고객의 쇼핑을 도왔다.
신세계백화점은 국경절 연휴기간동안 추가 인력을 고용했다. 중국인이 자주 사용하는 은련카드로 구매하는 고객에게 5%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한편, 백화점 세일과 국경절이 겹친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롯데백화점 본점의 중국인(은련카드 기준)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10.2~5)에 비해 79.6% 늘었다. 본점 전체 매출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14.8%에서 17%로 늘었다. 같은기간 현대백화점의 중국인 매출도 지난해 보다 85.2% 뛰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친구, 지인 등 2~3명 단위로 자유 여행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강남권 방문이 크게 늘었다”며 “올해 국경절 연휴에는 기존 명품 등 해외 패션뿐 아니라 영패션, 식품 등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상품도 많이 구매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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