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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권하는 사회’ 끝났다…주류 출고량 27년 만에 '300만㎘'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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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기자I 2026.08.23 1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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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통계, 작년 주류 출고량 298.8만㎘ 기록
IMF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 2차·폭음도 변화
맥주·소주 3년째, 막걸리 5년째 내리막
'홈술·혼술' 확산 속 음주 빈도·양 모두 감소
건강↑·인구↓영향…저도주·무알코올 소비 다변화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회식 자리에서 1차로 끝내고 귀가하는 게 요즘 국룰이죠.”

한국인의 ‘술 소비’가 갈수록 줄고 있다. 과거 ‘술 권하는 사회’를 대변하던 회식 문화는 역사 속으로 저물고, 국내 주류 시장이 구조적인 축소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맥주, 소주, 막걸리 등 대중적인 3대 주종의 출고량이 일제히 급감하며 27년 만에 300만 킬로리터(㎘) 선이 무너졌다. 건강을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의 확산과 회식 문화의 변화가 한국인의 음주 지도를 완전히 바꾸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주류를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주류를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류 총출고량은 298만8000㎘로 집계됐다. 국내 주류 출고량이 300만㎘를 밑돈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292만2000㎘) 이후 무려 27년 만이다. 10년 전인 2015년(380만4000㎘)과 비교하면 21.5%나 쪼그라들었다.

주류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맥주 출고량은 지난해 151만9000㎘로, 2022년 169만8000㎘에서 2023년 168만7000㎘, 2024년 163만7000㎘에 그치며 3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국민 술인 희석식 소주 역시 소비 감소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3년째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해 79만3000㎘로 80만㎘선이 붕괴됐다. 2022년 86만2000㎘에서 2023년 84만4000㎘, 2024년 81만6000㎘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막걸리(탁주) 역시 2021년 이후 5년째 내리막길을 걸으며 31만8000㎘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출고량 급감의 주원인으로는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 고령화, 인구 감소 및 회식 문화의 패러다임 변화가 꼽힌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 달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시는 소비자의 월평균 음주 빈도는 8.8일로 과거보다 줄었다. 음주 시 하루 평균 음주량 역시 6.6잔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30대 남성이 일평균 8.1잔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여성은 3.2잔으로 가장 적은 음주량을 기록했다.

다만 음주량 감소 속에서 소비 트렌드는 ‘취하기 위한 술’에서 ‘즐기는 홈술·혼술’로 다변화하고 있다. 소비자의 85.5%가 ‘편의점 구입’을 대중적 트렌드로 꼽았으며, 홈술(54.2%)과 혼술(52.2%) 문화가 뒤를 이었다.

취향에 맞는 술을 선택해 즐기는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 과실주의 국내 출고량은 2021년 이후 다시 1만7000㎘를 넘어섰다. 일반증류주와 브랜디 등도 수년 내 최대 출고량을 기록하며 세분화된 취향을 대변하고 있다. 일반증류주 출고량은 4000㎘로 2015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브랜디 출고량 역시 31㎘로 2017년 이후 가장 많았다.

주류업계는 전통적인 주종의 소비 감소에 대응해 제품군을 다변화하고 있다. 알코올 도수를 낮춘 저도주를 비롯해 무알코올·비알코올 제품, 과일이나 탄산 등을 활용한 다양한 맛과 향의 제품을 선보이며 새 소비층을 공략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주류시장의 양적 성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건강과 웰빙을 중시하는 소비문화가 확산되는 데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음주문화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만큼 주류업체들의 경쟁도 ‘얼마나 많이 팔 것인가’에서 ‘적게 마셔도 선택받는 제품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로 이동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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