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양형국 인천평화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통합재택의료센터장이 변모(82) 씨 집의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건넨 말이다. 이날 인천광역시의 체감온도는 31.5도로 숨이 턱 막힐 듯한 무더위였지만 집 안에는 낡은 선풍기 2대만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변씨는 “전기요금이 비싸서요”라고 답하자 양 센터장은 동행한 유승우 사회복지사에게 “냉방비 지원이 가능한지 알아봐 달라”고 요청했다. 그가 가장 먼저 살핀 것은 혈압이나 혈당이 아닌 어르신이 여름을 버틸 수 있는 주거 환경과 필요한 복지서비스였다.
잠시 뒤 양 센터장과 양현영 간호사가 변씨의 혈압과 혈당을 확인하고 복용 중인 약을 하나하나 점검했다. 수면 상태와 우울감도 꼼꼼히 살핀 뒤 20여 분 간의 진료가 끝날 무렵, 변씨가 나지막이 꺼낸 한마디는 치료나 약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변씨는 “바깥으로 나가 본 지가 몇 년이 됐는지 모르겠다”며 “병원에 한번 가면서 나가본 게 전부”라고 전했다.
변씨는 2019년 허리 수술을 받은 이후 7년째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재택진료 덕분에 의료진이 집으로 찾아오지만 정작 스스로 집 밖으로 나갈 방법은 없다.
양 센터장은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방문하면 이동 지원이 가능한지도 꼭 말씀해 보라”고 당부했지만 변씨처럼 계단을 오르내릴 수 없는 환자를 집 밖으로 데리고 나오는 공적 서비스는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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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센터장은 “현재 장애인 등을 위한 교통지원 서비스가 있어도 택시는 집 앞까지만 올 뿐”이라며 “환자를 집 안에서부터 계단 아래까지 안전하게 이동시켜 줄 별도의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지원만이 문제가 아니다. 재택진료를 통해 처방전을 받아도 가족이 없거나 거동이 어려운 환자는 약국을 직접 찾기 어려워 처방약 수령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의료법에는 노인복지시설 종사자 등이 처방전을 대리 수령할 수 있는 근거가 있지만, 약사법에는 의약품 대리수령에 관한 규정이 없어 현장에서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서적 고립을 해소하는 일도 통합돌봄의 중요한 과제다.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환자들의 우울감은 깊어지지만, 이를 뒷받침할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는 여전히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공백 상태에 놓여 있다.
옥지영 대전시 대덕구 통합돌봄팀장은 “통합돌봄은 식사를 챙기고 방문진료를 하는 것만으로는 끝나지 않는다”며 “사람을 만나지 않고 움직이지 않으면 상태가 빠르게 악화되는 만큼 정서적 지원도 꼭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전문 심리상담은 비용 부담이 커 현재는 필요한 대상자에게 지역 자원을 연계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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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관계자는 “아직 시행 초기여서 부족한 점도 있지만 현장에서는 제도를 안착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지역을 다녀보니 우려했던 것보다 사업을 잘 수행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엘리베이터가 없는 주택에 거주하는 와상환자(누워 지내야 하는 환자)의 이동지원을 위해 장기요양 분야에서 이동 동행이나 이동지원 형태의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처방약 전달과 같은 현장의 불편도 제도 개선이 필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개선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