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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난민’ 몰렸다는 레드노트, 대체 뭐길래[중국나라]

이명철 기자I 2025.01.26 14:42:05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홍슈, 中 대도시 MZ에 인기
개인 일상·맛집·쇼핑 등 정보 다양, 검색앱으로 활용
미국서 1.7억명 이용하는 틱톡 금지법 여파 반사이익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의 소셜미디어 앱인 샤오홍슈(小紅書)가 별안간 미국에서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는 일이 벌어졌다. 샤오홍슈는 그동안 중국 내에서만 주로 이용하고 이용자들도 중국인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인기를 끌던 틱톡(중국명 더우인)이 금지될 위기에 놓여 틱톡 이용객들이 피난처로 샤오홍슈를 선택, 대거 이동이 벌어진 것이다.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샤오홍슈는 무슨 앱일까.

중국 샤오홍슈 앱에서 ‘베이징 여행’을 검색하니 나온 게시글 중 하나. 3박 4일에 걸쳐 베이징을 여행하는 방법이 소개됐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샤오홍슈 화면 갈무리)


샤오홍슈는 중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쓰이는 소셜미디어 앱 중 하나다. 2013년 6월부터 사업을 시작해 개인의 생활을 간편하게 공유하거나 뷰티, 여행, 맛집, 문화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 보도를 보면 샤오홍슈의 월간 활성이용자수는 3억명에 달한다. 중국인 중 3억명 가량이 꾸준히 이 앱을 이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용자 분포를 보면 남성이 30%, 여성 70%로 여성 비중이 훨씬 크다.

1995년 이후 출생자가 50%, 2000년대 이후는 35%에 달할 만큼 젊은층들의 사용량이 많다. 중국 내 대도시인 1선도시와 2선도시에서 살고 있는 이용자가 절반 정도다.

즉 샤오홍슈의 주 이용자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중국 대도시에서 살고 있는 MZ세대 여성’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샤오홍슈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젊은층들이 다양한 정보를 찾는 창구로 자리잡고 있다.

중국에서 맛집이나 유명 관광지를 검색할 때는 바이두 같은 대형 인터넷 포털을 검색하기보다는 샤오홍슈에서 검색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젊은층들이 네이버가 아닌 인스타그램 검색을 통해 정보를 찾는 것과 마찬가지다.

중국으로 여행 가려는 관광객들도 샤오홍슈를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아직까지 중국 대도시를 제외하면 여행 정보가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샤오홍슈를 통해 검색하면 외국인들은 알기 어려운 ‘찐 맛집’(정말로 맛있는 음식점)이나 ‘힙플’(젊은층이 선호하는 지역)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샤오홍슈에서 ‘중국 베이징 여행’을 검색하면 베이징을 지역별, 테마별로 여행할 수 있는 게시글들이 우후죽순 올라온다. 다양한 정보를 내 취향에 맞춰 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중국어 게시글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중국어를 할 수 없는 경우 번역 앱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이 있긴 하다.

중국 샤오홍슈 앱에 ‘베이징 맛집’을 검색하니 다양한 게시글이 검색된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샤오홍슈 화면 갈무리)


샤오홍슈는 단순 정보 공유를 떠나 직접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샤오홍슈에서 특정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고 직접 구매까지 가능한 것이다. 플랫폼 내 상품을 구매하는 별도 메뉴가 있다.

중국은 샤오홍슈뿐 아니라 더우인 등 다른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도 상품을 판매하고 구매할 수 있는 창구가 활성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소셜미디어를 통한 구매가 늘어나고 있지만 중국은 특히 소셜미디어에서 라이브 등을 통한 판매가 많다.

아무래도 중국 내 제품 품질에 대한 우려가 있어 직접 제품을 사용하고 추천하는 형태의 판매 방식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샤오홍슈가 중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 수 있을까. 미국에서는 일명 ‘틱톡 금지법’으로 틱톡의 미국 퇴출이 우려되자 많은 사용자들이 대체제로 샤오홍슈를 선택했다. 샤오홍슈는 ‘붉은 책’의 중국어인데 미국에서는 ‘레드노트’로 불린다.

틱톡은 미국 내 이용자가 1억7000만명에 달한다고 알려질 만큼 인기 앱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틱톡을 쓸 수 없게 될 위기에 처하자 플랫폼 환경이 비슷한 샤오홍슈, 즉 레드노트로 많은 이용자들이 넘어간 것이다. 이들을 두고 ‘틱톡 난민’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틱톡 난민의 영향으로 지난 13~14일 전국 소셜미디어 앱 다운로드에서 샤오홍슈는 6000만건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 틱톡 금지법을 75일 유예키로 했고 틱톡은 미국 내 사용이 금지된지 약 13시간만에 서비스가 재개됐다. 이후 미국 내 샤오홍슈 일간활성화사용자수는 이전보다 절반 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샤오홍슈(왼쪽)과 틱톡 앱 로고. (사진=AFP)


땅도 넓고 사람도 많은 중국에서는 매일매일 다양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오늘도 평화로운 중국나라(중국나라)’는 온라인 밈으로도 활용되는 ‘오늘도 평화로운 ○○나라’를 차용한 시리즈입니다. 황당하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뿐 아니라 감동과 의미도 줄 수 있는 중국의 다양한 이슈들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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