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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 최대주주인 롯데쇼핑 보유 지분에 대해 매각설이 제기됐다. 매각 대상은 롯데쇼핑이 보유한 롯데하이마트 지분 65.25%다. 복수의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상대로 원매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쇼핑 측은 “현재 롯데하이마트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롯데그룹이 롯데하이마트를 인수한 건 지난 2012년이다. 당시 롯데쇼핑은 유진기업과 하이마트 창업주인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 등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65.25%를 인수했다. 주당 8만1026원으로, 총 1조2480억원 규모다. 롯데의 하이마트 M&A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회장 취임 이후 이뤄진 첫 조(兆) 단위 빅딜로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문제는 롯데하이마트가 최근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20년 4조517억원에 달하던 매출은 2021년 3조8697억원, 2022년 3조3368억원, 2023년엔 2조6101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당기순손실도 2021년 575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뒤 2023년까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에도 매출 2조3600억원, 당기순손실 40억원으로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는 중이다.
주가도 요원하다. 2011년 상장 이후 9만원대까지 치솟던 주가는 전날 7430원에 마감하며 10분의1 이하로 급락했다. 롯데그룹이 경영권 인수를 발표한 2012년 7월 6일 종가(5만7700원) 대비로도 7분의1 수준에 그친다.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이커머스 시장의 급성장, 여기에 모기업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까지 불거지며 롯데하이마트의 성장 동력이 크게 훼손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롯데그룹은 롯데하이마트를 팔 수도, 팔지 않을 수도 없는 입장이 됐다. 롯데그룹이 인수 당시 제시한 가격 대비 시가총액이 크게 줄어들면서다. 한때 2조원에 달하던 롯데하이마트 시가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 1754억원에 그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인다 해도 1조원대 가격을 받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하이마트 지분이 매물로 돌고 있다고 해도 결국은 가격의 문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이더라도 롯데 측이 당초 투입한 규모 이상으론 몸값을 책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롯데그룹의 사업 재편 과정에서 롯데하이마트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연말부터 시작된 자산 유동화 과정에서 롯데렌탈을 외국계 사모펀드(PEF)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했고 △롯데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 △롯데칠성음료 서초동 부지 △롯데캐피탈 등의 매각설도 나오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