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부터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와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타)’에는 A씨 동기들의 글이 올라왔다.
그 가운데 한 학생은 A씨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에타에 올라온 A 관련 문제의 디지털 교도소 박제 글을 보고 너무나도 억울하고 화가 나서 이 글을 쓴다”고 밝혔다.
해당 학생은 A씨 관련 의혹에 조목조목 반박하며, A씨가 디지털 교도소에 이른바 ‘지인능욕범’으로 올라온 후 “온갖 악성 댓글와 협박 전화, 문자 메세지 등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A씨가) 7월에 한 번 쓰러졌었다. 그리고 8월 한 달 동안 제주도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복학하기로 마음 먹고 서울로 올라온 다음 날, 어제(3일) 심장마비로 쓰러졌고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수사 결과가 진행되는 대로 업데이트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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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교도소는 지난 7월 A씨를 ‘지인능욕범’으로 지목하며 얼굴과 학교, 전공, 학번에 이어 휴대전화 번호 등 신상을 상세하게 공개했다.
또 A 씨가 음란물 제작을 요청한 증거라며 누군가와 주고받은 텔래그램 메신저 내용과 음성 녹음파일 등도 올렸다.
A씨는 이후 고파스에 글을 올려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해당 글에서 “디지털교도소에 올라온 사진과 전화번호, 이름은 내가 맞다”면서도 “그 사이트에 올라온 모든 범행 사실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르는 사이트에 가입됐다는 문자가 와서 URL을 누른 적이 있다”며 “비슷한 시기에 모르는 사람한테 휴대전화를 빌려준 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A씨는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그 사이트 가입이 화근이 돼 전화번호가 해킹당한 것 같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5일 A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디지털 교도소에는 운영자를 비판하는 글과 함께 진상 규명을 바라는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또 A씨의 빈소가 차려진 병원 홈페이지의 ‘사이버 조문실’에는 동기들과 같은 학교 학생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들에 대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대구경찰청은 지난달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 및 조력자 검거를 위한 수사에 나선다”며 “체포되는 운영자 등에게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 해당 사이트 차단을 요청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디지털 교도소 지난 6월께 만들어진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는 사이트 소개 코너에 “대한민국의 악성 범죄자에 대한 관대한 처벌에 한계를 느껴 이들의 신상정보를 직접 공개해 사회적 심판을 받게 하려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최근 법원이 미국 송환을 불허한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씨 및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였던 고(故) 최숙현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한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 등에 대한 정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