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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2022년 3월 2일 오후 4시 30분경 광주 광산구에 있는 자신의 논에서 트랙터로 로터리 작업을 하던 중 피해자 B씨(당시 70세)의 오른쪽 다리를 회전 날에 끼게 해 크게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결국 오른쪽 다리 허벅지까지 절단해야 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고가 ‘교통사고’에 해당한다고 보고 교특법을 적용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소를 기각했다.
그러나 2심의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사고는 이동 과정 중에 발생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트랙터를 이용한 로터리 작업 중에 발생한 것”이라며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재판하라고 결정했다.
농기계 중 하나인 트랙터는 이동이 가능하지만, 이 사건에서는 A씨가 트랙터를 이동할 의사 없이 로터리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냈다는 점에서 교통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2심 재판부 판단의 취지다.
A씨는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 역시 2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교특법상 ‘교통사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로 A씨에 대한 재판은 1심부터 다시 시작된다. 대법원이 교통사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만큼 교특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피해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형사처벌이 가능해진 만큼, 법원은 A씨의 과실 여부와 정도를 따져 유무죄를 판단하게 됐다.
우리나라는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상에 해당하는 교통사고를 전부 형사처벌하면 전과자가 양산된다고 보아 1981년 교특법을 만들어 이듬해 1월부터 시행해왔다. 교특법에 따르면 ‘사고차량이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거나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 피해자가 중상해를 입은 것이 아니고, 피고인에게 12대 중과실이 없으면 처벌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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