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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재규어랜드로버와 전기차 관련 전장 시스템 개발·공급에 최종 합의하고 관련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해 가을 재규어랜드로버가 선보인 레이싱용 전기차 콘셉트카 ‘아이타입(I-TYPE)’에는 LG 계열사인 LG화학(051910)의 배터리가 탑재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후 논의와 연구가 진척돼 LG전자가 양산형 모델에 대한 구체적인 프로젝트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영국 왕실에서 타는 고급 브랜드로, 부품이나 소재 선정에 있어서도 깐깐하게 품질을 따지는 업체로 유명하다. LG전자 관계자는 “개별 고객사에 대한 사업 진행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지만, 업계는 “LG전자가 이미 재규어 랜드로버와 협업을 시작한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LG전자는 2015년부터 인도 타타자동차와 손을 잡고 전기차 부품을 공급해오고 있다. 타타자동차는 LG전자 VC사업본부가 출범하기 이전에 관련 사업을 총괄한 LG CNS의 자회사 V-ENS와도 접촉한 적이 있었다. 타타그룹의 계열사인 타타대우상용차(구 대우버스)와 협력한 인연 때문이다. 대우자동차 출신으로 당시 V-ENS 대표이사였던 이우종 사장은 출범부터 현재까지도 VC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다.
타타자동차와 LG전자가 손을 잡으면서 타타그룹이 보유한 고급 차종 브랜드인 재규어 랜드로버와의 협력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LG전자와 타타그룹 모두 이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는 않았었다. LG전자는 아직 해외 고급 차종에 자사 솔루션을 공급한 사례가 없었다. 이 때문에 타타그룹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며 사업 기회를 타진했고, 결국 재규어 랜드로버에 공급을 확정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LG전자·LG화학과의 협력을 계기로 한국 자동차 부품 업계와의 협력도 강화하기로 하고, 지난달 말 KOTRA와 함께 한국 부품업체들과 구매상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전략적 접근, 전기차 시대 흐름 타고 ‘훨훨’
이미 LG전자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볼트’에 그룹 계열사와 함께 11종의 부품을 공급하며 성과를 올리고 있다. 볼트가 미국과 한국 등 출시 지역에서 큰 호응을 얻으면서 LG전자 VC사업본부의 실적 개선도 예상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GM을 비롯한 여러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판매가 확대되면서 VC사업본부가 흑자기조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B증권은 기업분석보고서에서 “LG전자 VC 사업본부는 올 4분기부터 흑자전환하고 내년 2100억원 영업이익 달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LG전자가 이 같은 성과를 낸 것은 일찌감치 고객사에 전략적으로 접근한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LG전자는 스웨덴 볼보에도 전장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는데, 이는 볼보의 대주주인 중국 지리자동차와 먼저 손을 잡으면서 성사된 관계다. 재규어랜드로버와의 계약성사 또한 타타그룹과의 관계를 먼저 트면서 성공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자동차 분야에 처음 뛰어든 LG전자 입장에서, 기존에 전자 분야에서 갖고 있던 기득권을 내려놓고 신흥국의 대주주와 전략적인 관계를 맺어나간 점이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찌감치 IT 분야의 거두인 인텔과 협력한 점도 주목할만하다. 인텔도 PC 시장의 침체에 따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는데, LG전자가 일찌감치 파트너로 손을 잡으며 함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LG전자는 인텔의 기계학습과 센서 기술 등을 접목해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