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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튀긴 라면 사려고 2시간 줄섰어요”…북적인 구미라면축제[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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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 기자I 2026.11.08 12: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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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역 앞 475m 거리, 거대한 라면 식당으로 변신
복튀김·송이능이 등 이색 라면 33종…방문객 문전성시
구미산 밀 100% 활용한 농심 한정판 라면 인기
지난해 방문객 35만명…지역 상권에도 활기

[이데일리 김지우 기자] “해마다 특별한 라면도 먹고, 사람도 버글버글하니 지역이 활발해지고 얼마나 좋아요.”

지난 5일 경북 구미시에서 열린 '2026 구미라면축제' 입구에 방문객들이 모여있다. (사진=김지우 기자)
지난 5일 경북 구미시에서 열린 '2026 구미라면축제' 입구에 방문객들이 모여있다. (사진=김지우 기자)
지난 6일 경북 구미라면축제장. 복튀김 라면을 주문하기 위해 키오스크 앞에 선 진복희(75) 씨는 들뜬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거리에 늘어선 음식점마다 라면을 맛보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한쪽에선 갓 튀긴 라면을 사려는 방문객들이 긴 줄을 이뤘다. 쌀쌀한 날씨에 바람까지 거셌지만 야외 테이블에 앉아 뜨거운 라면을 나눠 먹는 이들은 빼곡했다.

평소 자동차가 오가던 구미역 앞 도로는 이날 거대한 라면 식당으로 변했다. 역에서부터 약 475m 이어지는 ‘세상에서 가장 긴 라면 스트릿’이다. 지난 6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2026 구미라면축제’ 현장이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구미라면축제는 농심 구미공장이 있다는 지역적 특색을 살린 행사다. 2022년 첫해 1만여 명이 방문한 데 이어 2023년 10만명, 2024년 17만명, 지난해에는 35만명을 돌파했다. 올해는 구미시 전체 인구인 약 40만명에 맞먹거나 이를 넘어서는 방문객이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구미에서 재배한 밀로 만든 한정판 라면이다. 농심은 지역 농민들이 재배한 밀을 활용해 약 1년간 연구개발한 ‘구미라면축제면’을 처음 선보였다. 면에 들어가는 밀가루를 구미산 밀로 100% 사용했다. 얼큰한 소고기장국 스타일의 국물에 표고버섯과 당근, 청경채 등을 넣었다. 구미라면축제면은 20만봉 한정 판매하며, 축제장을 찾기 어려운 소비자들을 위해 자사 온라인몰인 ‘농심몰’에서도 판매한다.

지난 5일 ‘2026 구미라면축제’ 방문객들이 행사장 시식존에서 다양한 라면 메뉴를 맛보고 있다. (사진=김지우 기자)
지난 5일 ‘2026 구미라면축제’ 방문객들이 행사장 시식존에서 다양한 라면 메뉴를 맛보고 있다. (사진=김지우 기자)
구미공장에서 당일 생산한 라면을 구매할 수 있는 ‘갓랜드’에는 긴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경북 포항에서 온 40대 후반 이모 씨는 “오전 11시에 도착했는데 2시간을 기다려 겨우 라면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구미라면축제면은 이날 준비된 물량이 조기에 소진되기도 했다.

라면을 즐기는 방식도 다양했다. 행사장에는 라면레스토랑 25곳과 라면트럭 8대가 들어서 총 33종의 이색 라면을 선보였다. 올해 주제인 ‘프리미엄’에 맞춰 복튀김 라면과 송이능이 라면 등 고급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도 등장했다. 여러 종류를 맛볼 수 있도록 양과 가격을 줄인 ‘반띵 라면’도 마련됐다.

지난해에 이어 축제장을 찾았다는 천지훈 씨(35)는 “평소 라면을 많이 즐겨 먹는데 갓 튀긴 라면을 먹을 수 있어서 다시 왔다”며 “시중에서 판매하는 라면보다 기름 맛이 덜해 신선한 느낌이라, 지인에게도 선물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축제에서 판매된 갓 튀긴 라면은 약 48만개에 달한다.

축제는 지역 음식점에도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구미시는 행사 수개월 전부터 지역 업소를 모집하고 조리 심사와 전문가 컨설팅을 거쳐 이색 라면을 개발하도록 지원한다. 현재 약 12개 음식점이 축제에서 선보인 라면을 정식 메뉴로 판매하고 있다. 올해 이를 20곳, 내년에는 30곳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2026 구미라면축제’에 마련된 취향대로 면·스프·토핑을 조합해 나만의 라면을 만드는 ‘라면공작소’. (사진=김지우 기자)
‘2026 구미라면축제’에 마련된 취향대로 면·스프·토핑을 조합해 나만의 라면을 만드는 ‘라면공작소’. (사진=김지우 기자)
지역경제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구미시에 따르면 지난해 축제 기간 행사장에서 판매된 라면과 음식 매출은 약 10억원이었다. 행사장 인근 상권에서도 약 28억 6000만원의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구미시가 축제 장소를 낙동강체육공원에서 구미역 앞 원도심으로 옮긴 것도 침체한 주변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축제의 외연은 해외로도 넓어지고 있다. 올해 처음 열린 ‘글로벌 라면 챌린지’에는 세계 80개국에서 1263명이 지원해 13명이 결선에 진출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지난해 외국인 방문객은 약 1만~2만명으로 추정한다”며 “올해는 글로벌 라면 챌린지 등을 통해 외국인 방문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미시는 축제 기간에만 관광객이 몰리는 한계를 넘기 위해 상설 라면관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윤성진 구미라면축제 기획단장은 “축제 기간은 3일이지만 진정한 성과는 축제가 끝난 이후 나머지 362일 동안 나타난다고 생각한다”며 “전 세계 관광객들이 1년 내내 라면을 먹으러 구미를 찾는 도시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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