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결과는 어땠을까. 실험 4주째에 돌입했을 때 그의 체중은 이전보다 7kg이나 늘었다. 또한 소화 불량과 변비가 생겼으며 집중력 저하와 깊게 잠들지 못하는 증상으로도 고생했다. 가장 큰 변화는 식욕 호르몬이 완전히 망가졌다는 점이다. 포만감 신호를 보내는 호르몬은 배부르게 식사를 한 뒤에도 거의 반응하지 않았다. 반면 배고픔 호르몬은 식사 직후에도 치솟았다.
해당 실험에 나선 주인공은 신간 ‘초가공식품’의 저자다. “불과 몇 주 만에 10년은 늙은 것 같았다”고 실험 당시를 돌아본 저자는 식품기업들의 탐욕이 빚어낸 초가공식품이 현대인들의 건강을 망치는 주범이라고 경고한다.
저자는 초가공식품을 최대한 유통기한을 늘리고 소비자를 자극적인 맛에 길들이기 위해 치밀하게 설계된 공학의 결과물이라고 정의한다. 잘 녹지 않는 아이스크림, 썩지 않는 햄버거, 배가 불러도 끊임없이 손이 가게 하는 감자칩과 초콜릿 시리얼 등이 대표적 예시로 언급하는 초가공식품이다.
저자는 하루 종일 초가공식품을 권하는 환경에 둘러싸여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회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문제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때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각국 정부가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유해 식품에 식별할 수 있는 경고 라벨을 붙이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며 영양 관련 전문가들이 식품 기업들과의 유착 관계를 끝내고 올바른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