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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물 다시 5%…연준 인상보다 무서운 ‘다음 인상’
이날 시장을 짓누른 것은 다시 치솟은 국채금리였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5%를 재돌파한 뒤 5.00% 안팎에서 움직였다. 이번 주에는 2007년 7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2년물 금리도 2024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연준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연 3.75~4.00%로 끌어올렸다. 2023년 7월 이후 3년2개월 만의 첫 인상이었다. 문제는 이번 한 차례 인상보다 앞으로 금리가 얼마나 더 오를지다. 시장은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다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50% 이상 반영하고 있다. 지난 11일 42.5%, 한 달 전 7.2%에서 빠르게 높아졌다.
스콧 웰치 서튜이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주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일부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면서도 이번 인상이 한 번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올해 한 차례 이상 추가 인상에 이어 내년에도 한두 차례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며 이에 따라 국채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그는 증시에 대해 비관적이지 않다면서도 올해 남은 기간은 시장이 빠르게 치고 나가기보다는 “천천히 전진하는 환경”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 내렸지만 100달러…인플레 불씨 여전
금리의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 중 하나는 국제유가다. 이날 유가는 장중 상승세를 반납하며 하락했지만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 머물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0달러 부근, 브렌트유는 103달러대에서 거래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요청을 받은 중국이 이란에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 석유 인프라 공격을 제한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소식이 공급 차질 우려를 다소 누그러뜨렸다.
하지만 유가가 다시 급등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최근 원유가격 급등으로 디젤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농업과 해운 등 경제 전반의 비용을 끌어올릴 가능성도 커졌다. 유가 상승이 물가를 자극하면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과 국채금리 상승으로 연결돼 증시에 이중 부담을 줄 수 있다.
맷 말리 밀러타박 전략가는 “유가가 크게 하락하거나 중기적으로 국채금리가 급락할 것이라고 투자자들이 생각하게 할 만한 펀더멘털 변화는 아무것도 없다”며 “여전히 변동성이 크게 뛰어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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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날 S&P500과 나스닥이 상승할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AI 관련주에 매수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이퍼스케일러와 반도체, 데이터 저장장치 업체들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P500 구성 종목의 다수가 하락했지만 반도체주 랠리가 지수를 상승권에 붙잡아뒀다.
이는 이번 주 시장의 흐름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연준이 금리를 올린 16일에는 뉴욕증시가 하락했지만 이튿날에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반등했다. CNBC는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가 더 오래 지속되는 환경’을 우려하면서도 기업 이익을 뒷받침할 AI 투자 스토리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 전체로 보면 이런 차별화는 더 선명하다. 다우지수는 약 2% 떨어지며 3주 연속 하락했고 지난 3월 이후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 S&P500도 약 0.3% 하락했다. 반면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은 약 0.3% 상승했다.
“단기는 살얼음판, 장기는 긍정적”
월가에서는 당분간 이런 줄다리기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릭 가드너 RGA인베스트먼츠는 높은 유가와 국채금리 탓에 시장이 여전히 “살얼음판(on eggshells)”에 있다며 통상 변동성이 커지는 9~10월의 고비를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반면 금리 인상이 과거와 같은 급격한 긴축 사이클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안젤로 쿠르카파스 에드워드존스 전략가는 “이번 연준의 움직임이 한 번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지만 공격적인 금리 인상 사이클의 시작처럼 보이지도 않는다”며 연준이 2022년 당시만큼 인플레이션 대응에 뒤처져 있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대니얼 스켈리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는 현재 증시를 ‘두 개의 시간축(Tale of Two Time Horizons)’으로 설명했다. 단기적으로는 유가와 높은 국채금리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계절적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지만 장기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결국 이번 주 시장이 보여준 것은 연준의 첫 금리 인상 자체보다 그 이후가 더 중요해졌다는 점이다. 유가가 100달러 안팎에 머물며 물가를 자극하고 연준의 추가 인상을 불러올 경우 5%대 국채금리는 증시에 계속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유가가 안정되고 AI 투자가 실제 기업 이익으로 이어진다면 높은 금리에도 기술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버틸 여지가 있다. 당분간 뉴욕증시는 이 두 힘의 줄다리기 속에서 방향을 찾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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