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입법 지연에 발목 잡히는 주택 공급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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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6.02.04 05:00:00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관련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집값 잡기 총력전에 앞장서고 있는 것과 달리 후속 입법 작업은 거의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청와대 따로, 국회 따로 현상이 계속되면서 대통령과 정부의 정책 의지가 말잔치로 끝날 우려가 커진 셈이다. 올해부터 매년 수도권에 27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9·7대책을 뒷받침할 한국토지주택공사(LH)법 개정안 등 관련 법안 23건 중 국회를 통과한 것은 4건에 그친 게 그 증거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급 확대 정책의 핵심 과제 대부분이 법 개정 없이는 추진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성과를 낙관할 수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들이 지목한 대표적 입법 지연 사례는 부동산거래신고법과 공공주택 특별법, 토지보상법, 한국토지주택공사법 등이다. 하지만 이들 법안 중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부동산거래신고법과 공공택지 퇴거 불응자 대상의 금전적 제재를 담은 토지보상법은 국회 상임위에 아직 계류 중이다. LH가 택지를 민간에 매각하지 않고 직접 개발하도록 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법은 발의조차 안 됐다. 하나같이 원활한 주택공급 확대와 직결된 핵심 내용들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부동산 행보가 6·3 지방 선거와 무관치 않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집값을 잡지 않고는 선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어떻게든 공급 확대를 통한 부동산 가격 안정과 함께 민심을 다독이려는 계산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지자체들의 반발 등을 무릅쓰고 정책 추진을 강행하려는 것도 이와 관련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정치 셈법을 떠나 집값을 안정시키려는 대통령과 정부의 의지는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 행진은 수도권의 서민 밀집 지역까지 확산하면서 무주택 서민들의 내집 마련 꿈을 하루가 다르게 사그라들게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의 부동산 올인 의지를 국회가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국회는 관련 입법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 국민이 보고 싶어하는 것은 대책보다 이를 신속히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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