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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 이익급증 vs 재고 감소..`고유가 明暗`

김경인 기자I 2005.02.04 09:08:35
[edaily 김경인기자]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으로 영국 석유 메이저 로얄 더치 쉘의 이익이 급증했지만 석유 재고량은 크게 감소했다고 3일(현지시간) BBC뉴스가 보도했다. 쉘은 지난해 세후 순이익이 175억달러(93억파운드)를 기록해 전년비 38%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2003년 원유 재고량은 기존 발표보다 14억배럴 하향 조정했다. 쉘은 지난해 필립 와츠 회장을 포함한 3명의 고위 이사진이 퇴사한 뒤, 여러차례 재고량을 하향조정해왔다. 쉘의 기록적인 순이익은 지난해 급작스러운 원유가 상승에 따른 것. 국제유가는 지난해 10월 배럴당 55선을 돌파하는 등 전례없는 초강세를 보였다. 고유가는 쉘의 이익증가로 이어졌지만 한편으로 리스크도 안겨줬다. 제로인 반 데어 비어 쉘 CEO는 "2004년은 한편으로 기록적인 순이익과 현금 창출의 기회였지만, 또 한편으로는 재고량 재편에 있어 고통스러운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쉘은 이익 공유 차원에서 올해 주주들에게 총 100억달러 규모의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시장은 이같은 호재보다는 쉘의 실적에 보다 조심스럽게 반응했고, 이날 주가도 전일비 1.7% 하락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국제유가 하락 분위기속에서 재고량을 늘려야 하는 쉘이 또다른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유가 하락으로 이익이 감소한다면 재고확보를 위한 투자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찰스스탠리의 토니 세퍼드 연구원은 "재고량 급감이 3명의 이사진을 떠나게 했고 회사의 명성을 더렵혔다"며 "쉘은 영업 실적 특히 재고대체비율(Reserves replacement ratio)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ING파이낸셜의 앵거스 맥파일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정유업체들은 재고량을 유지하는데 큰 투자를 하지 않아왔다"며 "이러한 관례가 올해 그들에게 크나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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