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생애최초주택구입가구의 내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최대 80%까지 완화한다. 다만 한번이라도 집을 매매한 적이 있는 가구는 해당이 안되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도 유지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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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이외는 주택시장 상황과 DSR 안착 여건 등을 고려해 추후 LTV 합리화를 추진키로 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대출 규제 완화를 기대했던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경기도 과천에 사는 조 모씨는 “이전과 달라진게 무엇인지 모르겠다. 무주택자들을 대상으로 LTV를 제대로 풀지도 않고 상황을 봐서 완화한다는 것이 푼다는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부동산 관련 인터넷 카페에서도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카페 회원들은 “DSR은 유지하고 LTV도 푼다는 건지 안푼다는 건지 모르겠다. 시장에 제일 악재는 혼란을 주는 정책이다” “LTV 한도 늘려봤자 DSR 한도 상향을 안 해주면 실질적인 대출 개선 효과는 없다. 고소득자나 기존 대출 없는 일부 사람들은 혜택이 될수 있겠지만 직장인중 마이너스 통장이나 신용대출 없는 사람이 있나 싶다”는 의견들이 올라왔다.
시장에서도 규제 완화 기대감에 집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해는 한다면서도 당선 초기 발표보다 후퇴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 성남 분당구 시범단지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분당은 재건축 기대감으로 대출만 풀리면 사고 싶다는 문의가 많다”면서 “대출을 완화해주면 집값이 다시 올라갈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는 하지만 새 정부가 규제 완화를 해주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기 때문에 기대가 컸는데 실망이 크다”고 전했다.
인근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생애 최초 주택구입가구만 LTV를 완화해주겠다는 것은 사실 거의 의미가 없다. 일반 대출을 풀어줘야 실수요자들의 거래가 늘어나 숨통이 트일 것”이라면서 “생애최초로 집을 구매하려는 사람은 대부분 사회초년생일텐데 DSR을 풀지 않고 LTV만 풀어서는 원하는 집을 사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재개발 기대감에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자 집값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무주택 실수요자 위주로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생애최초 주택구입 가구의 LTV 규제만 풀어서는 최근의 거래절벽이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4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 건수는 911건(4일 기준)을 기록했다. 지난 3월 1428건에서 거래량이 대폭 줄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인수위가 생애최초 구입 가구의 LTV 규제완화만 언급하고 DSR은 발표도 안했다”면서 “대출 받는 매수자 입장에서는 큰 의미가 없어 주택거래가 활성화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매수자들은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고 매도자는 상승 기대감이 있어 매수·매도자간 합리적인 가격에 대한 격차가 있다”면서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추후 대출 규제완화 기대감도 남아 있어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