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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미국과 우리나라를 제외한 모든 국가가 배터리 사전인증을 하고 있고, 미국은 부품사를 국가가 직접 조사할 수 있으니, 셀 단위 인증을 안해도 된다”면서 “우리나라만 배터리회사가 무풍지대다. 전기차 화재에 있어서 원인 혹은 확산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배터리 셀에 대한 관리가 안된다는 건 넌센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셀 단위 인증이 필요하다”며 “셀 품질 고도화 등은 배터리 회사가,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고도화 등은 자동차 회사가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충전사업자 보험 가입은 ‘옥상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이미 안전사고 대비 보험은 가입한 상태라는 것이다. 정부는 앞서 전기차 제작사와 충전사업자의 책임보험 가입을 확대해 전기차 화재로 인한 소비자 피해보호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 정책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대신 여러정책들을 지켜보면서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들은 과감히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정부가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을 종합적으로 얘기했는데 아직 화재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이번 대책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지켜보면서 실효성이 있는 것은 계속하고, 실효성이 없는 것은 빨리 보완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규제가 혁신을 촉진한다’는 말이 있다”며 “정부가 규제를 하면서 예산도 만든 만큼 성과를 봐가면서 즉각 보완해야 한다. 내연기관차는 140년이나 됐지만, 전기차는 15년 밖에 안됐지 않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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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추가 대책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교수는 먼저 정부 대책 중 완속충전기 교체는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충전량을 제어해 BMS와 함께 이중 안전장치 역할을 수행하는 스마트 제어 충전기 보급을 올해 2만기에서 내년 7만1000기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이미 설치된 완속충전기도 사용연한, 주변 소방시설 등을 고려해 스마트 제어 충전기로 순차적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과충전으로 인한 화재를 예방하는 차원이다.
그러나 이 교수는 “과충전을 방지할 전력선통신(PLC) 모뎀의 교체는 불필요하다”면서 “기존 완속충전기는 충전율을 다소 낮추거나, 혹은 개발된 기술을 통해 지하완속충전기에 대한 제한조건 부여 등의 보완정책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또 BMS 고도화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예컨대 화재 발생 최소 몇 분 전, 향후 최소 몇 시간 전, 나아가 몇 일 전까지 고도화 의무를 예고제로 준비해야 한다”면서 “미준수시 인증취소까지 고려하는 등의 내용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원장은 “정부가 지원 예산을 만들면 어중이떠중이들이 다 모이는 게 문제”라며 “예산이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정부가 세심히 살펴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