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이데일리가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의뢰해 조사·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분기 보고서 기준 국내 30대 그룹 237곳의 상장 계열사의 사외이사 856명 중 관료 출신은 226명으로 전체의 26.4%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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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 출신 사외이사 중에서도 검찰·법원 등 법조계, 국세청·관세청 등 세무, 공정거래위원회, 감사원 등 이른바 ‘4대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는 127명(56.2%)에 달해 기관 수 대비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 출신 관료는 롯데웰푸드·CJ프레시웨이·현대그린푸드 등 식품 관련 기업의 사외이사에, 환경부 출신 관료는 포스코·고려아연 등 환경 정책 변화에 민감한 기업의 사외이사에 주로 선임된 것으로도 나타났다.
특히 업종별로는 중공업·석유화학 등 수출 주력 기업 중심의 그룹보다 유통·식품 등 내수 기업 위주의 그룹이 관료 출신 사외이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내수 기업 위주의 그룹은 전체 사외이사 중 권력기관 관료 출신의 비중도 컸다.
그룹 내 관료 출신 사외이사의 비중이 가장 큰 그룹은 신세계그룹으로, 그룹 전체 사외이사 23명 중 학계 출신 6명을 제외한 17명(73.9%)이 모두 관료 출신이었다. 이 중 세무 7명, 법조계 4명, 공정위·감사원(각 2명) 등 권력기관 출신은 15명에 달했다.
CJ그룹은 전체 사외이사 26명 중 14명(53.8%)이 관료 출신으로 2위를 기록했다. 법조계 4명, 세무 3명 등 권력기관 출신도 7명에 이르렀다. 이 밖에 롯데그룹은 관료 출신 사외이사 수가 24명으로 삼성그룹(28명)에 이어 절대적으로 많았다.
한편 삼성그룹은 63명의 사외이사 중 관료 출신이 28명(44.4%)이었다. 이 중 권력기관 출신은 12명으로 관세청 출신 1명을 제외하면 법조계 출신이 11명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 리스크, 불확실한 경영환경 등을 고려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이에 대해 “기업들이 사외이사로 전직 관료를 쓰는 이유는 로비스트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며 “내수 중심으로 사업하는 그룹일수록 정부 규제나 정책 변화에 대응하는 로비스트 역할을 할 사람이 더 필요하다는 점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사외이사가 기업 경영을 감시·감독하고 주주 이익을 대변하기보다 회사와 지배주주를 위해 권력기관과 관계있는 사람을 앉힌다는 걸 드러내는 꼴”이라며 “사외이사가 제 역할을 할 수 있게끔 상법 개정 등으로 제도적 장치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