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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CNBC,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장 마감 직후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주당순이익(EPS)은 85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85센트)와 같았다. 매출액은 233억 3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4% 이상 늘었다. 월가 전망치(232억1000만달러)도 소폭 웃돌았다.
문제는 수익성이었다. 테슬라는 1분기 25억 10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4% 급감한 수준이다. 시장 예상치(20% 감소)보다 감소폭이 더 컸다. 분기 기준 테슬라의 순이익이 뒷걸음질친 것은 2019년 4분기(10~12월) 이래 약 3년 만이다. 이는 테슬라가 차량 가격을 잇따라 내린 여파로 읽힌다. 테슬라는 실적 발표 전날인 18일 중저가 전기차인 모델Y와 모델3의 미국 내 판매 가격(최저가 기준)을 각각 3000달러, 2000달러 인하하기로 했다. 올해 들어서만 미국에서 6번째 가격을 내린 것이다. 테슬라는 미국 외에도 작년 가을부터 중국, 유럽, 이스라엘, 싱가포르 등지에서 차량 가격을 인하했다.
테슬라는 이로 인해 1분기 차량 인도량(전기트럭 제외)은 1년 전보다 36% 급증한 42만 2875대를 찍으며 창사 이래 최대 규모를 올렸지만, 정작 수익성은 더 나빠지게 됐다.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을 보였던 1분기 마진율은 19.3%로 리피니티브 전문가 예상치(22.4%)에 미치지 못했다. 로이터는 2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콜에서 “마진이 줄더라도 더 많은 차량을 팔아 미래에 그 마진을 거둬들이는 게 낫다”며 “경제가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주문이 생산을 초과한다”고 강조했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11.4%로 전분기(16.0%)보다 4.6%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9.2%)보다는 7.8%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1분기 현금보유량는 143억 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66억 9000만달러)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테슬라는 “가격인하에 따른 1분기 영업이익률은 감당할 만한 수준”이라며 “대형 자동차 제조업체 중 여전히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테슬라가 중국 BYD 등과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면서 중국에서의 판매가 여전히 답보 상태라고 전했다. 인베스팅닷컴의 제시 코헨 수석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중국 판매량은 걱정스러운 수준”이라며 “현지 전기차 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테슬라 차량에 대한 수요가 예상보다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차량 가격을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테슬라 역시 “여러 요인에 따라 (앞으로도) 차량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 또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가격 경쟁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신규 모델을 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드브릿지의 오르와 무함마드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모델3와 모델Y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신제품 출시를 기대하고 있다”며 “모델X를 대체하기 위한 풀사이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필요하고 더 작고 저렴한 모델3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테슬라의 1분기 인도량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회사는 이날 올해 연간 인도량 180만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테슬라는 “신규 공장들의 생산 효율성 향상 및 물류비용 감소 등 지속적인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며 “많은 업체들이 생산 확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려 노력하고 있다. 테슬라는 비용 우위를 앞세워 업계 1위 자리를 지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규장에서 2.02% 하락 마감한 테슬라의 주가는 이날 실적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4% 가까이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