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과식·운동부족 심각

조선일보 기자I 2007.06.20 12:00:00

손판기씨의 주중~주말 ''칼로리 가계부''

▲ 직장인 손판기(41)씨가 토요일 저녁 찜질방에서 가족들과 둘러 앉아 컵라면, 식혜, 구운계란, 핫도그 등을 먹고 있다. 윤철규 헬스조선 객원기자
 
[조선일보 제공] 한 중소기업의 차장인 손판기(41)씨는 얼마 전부터 회사 근처 헬스장에 다닌다. 복부 비만 때문이다. 손씨는 키 168㎝에 몸무게 61.7㎏, 기초 대사량 1468㎉ 정도로 적당한 편이다. 하지만 복부 비만도에서는 기준치를 조금 넘겨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손씨는 복부 비만이 각종 만성질환의 시작점이라는 말을 듣고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주중 열심히 운동하고 배고픔을 참아가며 소식을 했더니 처음엔 몸이 좀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 체중은 오히려 1㎏정도 늘었다. 비만 클리닉에서 진단을 받아보니 주말 생활 습관 때문이라는 것. 주중 다이어트로 인한 보상 심리 때문에 주말에는 좀 많이 먹어도 상관 없다고 생각한 것이 잘못이었다. 주중에 열심히 뺀 살보다 주말에 찐 살이 더 많았던 것이다.



주중 체중 관리는 ‘깔끔’

섭취 칼로리=손씨는 경기 과천 집에서 서울 신사동 회사까지 지하철로 출퇴근한다. 아침 6시에 일어나도 출근이 1시간 가량 걸리므로 아침식사는 주로 토마토 주스 한 잔(54㎉)으로 해결한다. 점심은 특별한 약속이 없는 한 구내식당에서 먹는다. 식사는 구내식당 영양사가 정확히 칼로리를 계산해서 만든 것으로 평균 670㎉ 정도로 적은 편이다. 주요 메뉴는 잡곡밥에 나물 무침, 김치, 국 등이며 생선구이나 고기볶음의 특별 메뉴는 매일 바뀐다. 아랫배가 걱정돼 오후 간식은 인스턴트 커피 한 잔(45㎉)과 녹차 3잔(9㎉) 정도로 그친다. 저녁 식사는 대개 집에서 한다. 남편의 건강을 많이 챙기는 부인은 저녁에 많이 먹으면 살찐다고 소식을 권한다(평균 600㎉).

소모 열량=손씨의 하루 가장 많은 운동량은 지하철 출퇴근. 집에서 걸어서 지하철역까지 간 다음 계단을 오르내리고, 다시 지하철역에서 회사까지 걸어가는데 평균 164㎉(편도)가 소모된다. 따로 운동도 한다. 점심시간을 쪼개 회사 근처 헬스클럽에서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30분간 하고(128㎉) 15분간 점심을 먹는다. 가끔 저녁식사 후에 아파트 단지를 한 바퀴 돌 때도 있으나, 가벼운 산책 수준이다. 외근을 나가면 칼로리 소모량이 크게 는다. 거래처에 다녀오면 300㎉쯤 소모한다.


주말은 다이어트 손 놓는 날?

섭취 칼로리=손씨는 토요일 휴무가 된 뒤 거의 매주 금요일 저녁 약속을 잡는다. 1차 저녁에 이어 2차 맥주 한잔까지 곁들이면 새벽 2시 넘어 귀가하기 일쑤여서 토요일 아침은 늦게까지 잠을 잔다. 오전 11시쯤 일어나면 아침식사는 생략하고 부인, 아이들(15·12살 딸 둘)과 패밀리 레스토랑을 주로 찾는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케이준 치킨 샐러드에 치킨 파스타, 글레이즈 립 한 조각과 귀리빵 2개, 버팔로윙 4조각과 오렌지 에이드까지 시켜서 네 식구가 맛있게 먹었다. 1인당 섭취 칼로리는 약 2500㎉.

토요일 밤에는 가족이 찜질방에 자주 간다. 주중에 쌓인 피로도 풀고 평소 아이들과 살갑게 얘기할 기회가 없어서 미안한데 가장(家長)의 도리를 하는 것 같아 위로도 받는다.

찜질방에서 식구들이 모여 앉아 컵라면에 구운 계란, 달짝지근한 식혜와 과자 등을 먹다 보면 1인당 1000㎉가 훌쩍 넘는다. 일요일 일과도 토요일과 비슷하다. 일요일은 아침을 거르고 점심으로 중국 음식이나 피자를 시켜먹는 경우가 잦다. 맞벌이를 하는 아내가 주말만은 쉬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일요일 밤에는 평소 먹기 힘든 요리를 만들어서 식구들이 함께 먹는다. 김치나 김구이, 멸치 볶음 등의 기본 반찬은 그대로지만 찜이나 튀김 등 만드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음식이 추가된다.

주말 소모 열량=주말 하루 손씨의 운동량은 형편없다. 소파에 누워 TV를 보거나, 집에서 찜질방까지 걸어가는 정도다. 평일에는 회사 근처 헬스클럽에서 뛰기라도 하지만, 주말에 일부러 헬스클럽에 갈 수는 없다. 외식을 갈 때에도 대부분 승용차를 이용하므로 걷는 양은 얼마 되지 않는다. 만보기로 측정해본 결과 주말 하루 평균 그의 걸음걸이는 4168보로 주중 평균(1만691보)의 38.9%에 그쳤다. 

 
▲ 손판기씨의 주말은 사실상 금요일 밤부터 시작된다. 친구들과 삼겹살에 소주를 곁들이면 저녁식사의 섭취 열량만 2000㎉를 훌쩍 넘는다. 윤철규 헬스조선 객원기자
손씨의 ‘칼로리 가계부’ 를 살펴보니…

주중(월~금요일)과 주말(토~일요일) 손씨의 칼로리 가계부를 살펴보자. 우선 주중‘수입(섭취칼로리)’. 월~금요일 총 섭취칼로리는 8338㎉(1일 평균 1667.6㎉)이다. 기초대사량에 운동량을 더한‘지출(소모한 칼로리)’은 1만852㎉(1일 평균 2170.4㎉)였다. 수입에서 지출을 빼면 -2514㎉다. 칼로리 수입?지출이 마이너스를 기록, 이 상태만 유지하면 체중이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주말은 전혀 딴판이다. 주말 이틀간‘수입’은 7186㎉(1일 평균 3593㎉),‘ 지출’은 3062㎉(1일 평균 1531㎉)다. 수입에서 지출을 빼면 +4124㎉가 된다.

이틀 동안은 엄청난 흑자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체로 계산하면 +1786㎉(4124-2514)의 흑자이다. 칼로리로 계산하면 손씨는 주중에 0.36㎏ 정도 체중이 빠지지만, 주말에 0.59㎏이 찌는 셈이어서 결과적으로 1주일간 0.23㎏ 체중 증가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비만전문 클리닉인 365mc 김하진 원장은“살 빼기의 왕도는 칼로리 가계부를‘적자’로 유지하는 것”이라며“칼로리 가계부가 계속 흑자인 가정은 생활습관병 등으로 예금통장이 적자가 될 가능성이 많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주말 다이어트 지속 10 계명

(1) 평일의 생활패턴을 유지하라
동일한 패턴으로 생활하는 것이 쉬는 것이다.

(2) 가족과 함께 가까운 공원으로 산책을 나가라
좋은 공기와 적당한 활동은 몸을 더 상쾌하게 만든다.

(3) 세끼 규칙적으로 식사하라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챙기는 것만으로도 건강을 지킬 수 있다.

(4) 외식을 줄여라
외식 메뉴는 고칼로리인 경우가 많다.

(5) 식사를 할 때는 너무 빨리 먹지 않아야
식사를 빨리 하면 포만감을 잘 느끼지 못해 많이 먹기 쉽다.

(6) 일요일 저녁엔 반신욕을 즐겨라
식욕을 억제해 많이 먹는 것을 예방하고, 피로를 푸는 효과가 있다.

(7) TV를 멀리하라
TV시청은 하루 2시간을 넘지 말고 야외 활동을 늘려라.

(8) 차를 쉬게 하고, 주말만큼은‘뚜벅이 족(族)’이 되자
자동차로 이동하면 하루 운동량은 극히 적을 수밖에 없다.

(9) 주말 식사일기, 운동일기를 써보자
자신이 얼마나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는지 알 수 있다. 7000㎉당 1㎏이 찐다.

(10) 스트레스를 원천 봉쇄하라
스트레스는 과식하게 하거나 활동을 적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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