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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기업 10곳 중 6곳 美 관세 타격…"대응 못하고 있다"

김소연 기자I 2025.04.01 06:00:00

상의, 우리 제조기업의 美 관세 영향 조사
美 관세 직간접 영향 받아…직접 영향권 14%
현지생산·시장다각화 대응 기업은 3.9% 그쳐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4월 2일로 예정된 미국 상호관세를 앞두고 국내 제조업 전반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제조기업 10곳 중 6곳이 미국 관세 폭풍 영향권에 들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소기업 4곳 중 1곳은 관세 회피를 위한 대응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일 전국 제조업체 210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제조기업의 미국 관세 영향 조사’ 결과를 보면, 제조기업의 60.3%가 트럼프발(發) 관세 정책의 직간접 영향권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 영향권에 있다’고 응답한 기업이 46.3%로 가장 많았다. ‘직접 영향권에 있다’는 답변은 14.0%였다.

자료=대한상의
영향권에 속한 곳들은 △미국 수출기업에 부품·원자재 납품하는 기업(24.3%) △미국에 완제품 수출하는 기업(21.7%) 등이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제3국(중국·멕시코·캐나다 제외) 수출 및 내수기업(17.9%) △미국에 부품·원자재 수출기업(14.2%) △중국에 부품·원자재 수출기업(13.8%)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에 직접 수출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 관세 대상국 이외의 국가와 국내 시장에서 중국 등과 경쟁하는 기업, 중국에 부품과 원자재를 수출하는 기업 등도 간접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직간접 영향권에 속한 업종을 보면 배터리(84.6%)와 자동차·부품(81.3%)이 가장 많았다. 미국에 진출한 우리 대기업에 부품, 소재 등 중간재를 납품하는 협력사들이 많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4월 2일 관세 발표가 예고된 가운데, 반도체(69.6%), 의료정밀(69.2%), 전기장비(67.2%), 기계장비(66.3%), 전자·통신(65.4%) 등이 뒤를 이었다. 규모별로는 대기업(76.7%), 중견기업(70.6%), 중소기업(58.0%) 순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업종별 관세를 속속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12일에는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시행했고, 같은 달 26일에는 자동차·부품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전체 수출 중 미국의 비중이 46%를 차지했고, 여기에 멕시코 등 타국 생산공장에서 수출하는 물량까지 감안하면 약 70만~90만대의 물량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철강의 경우 수출 물량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9~10%로 자동차에 비해선 낮지만, 미국의 시장가격이 높아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시장으로 꼽혀온 만큼 관세정책이 장기화할 경우 우리 기업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기업들은 미국 관세의 영향으로 ‘납품 물량 감소(47.2%)’를 가장 많이 우려하고 있었다. 미국에 직접 수출하지 않더라도 간접 영향권에 속한 기업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으로는 미국으로 직접 수출하는 기업들은 ‘고율 관세로 인한 수익성 악화’(24.0%)를 우려 사항으로 꼽았다. 또 ‘미국 시장 내 가격 경쟁력 하락’(11.4%),‘부품·원자재 조달망 조정’(10.1%),‘납품단가 하락’(6.2%)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 관세의 영향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의 대응은 제한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관세정책에 대한 대응 수준을 묻는 질문에 대해 ‘동향 모니터링 중’(45.5%)이거나 ‘생산 코스트 절감 등 자체 대응책을 모색 중’(29.0%)인 기업이 74.5%에 달했다. 반면 보다 근본적인 대응책으로 현지 생산이나 시장 다각화 등을 모색 중인 기업은 3.9%에 그쳤고, 대응 계획이 없다고 한 기업은 20.8%였다.

특히 소부장 협력사와 같은 중소기업들의 대응 계획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영향권에 있는 중소기업 4곳 중 1곳은 ‘대응계획이 없다’(24.2%)고 답했고, ‘생산 코스트 절감’이나 ‘관세 회피 대응책’을 마련 중인 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다.

미국 관세 영향으로 인한 중소기업의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 대한상의는 지난 3월 26일 발표된 자동차 관세를 예로 들며 대부분이 중소기업인 부품업종은 대미 수출 감소, 완성차 수출 감소로 인한 부품 수요 감소, 다른 국가가 관세를 회피해 국내나 신흥시장으로 물량 밀어내기를 할 가능성 등 미국에 직접 수출을 하지 않는 경우에도 관세 영향권 안에 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소기업은 독자적인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세부 정보공유 및 세제, 수출금융 등 자금측면에서 지원을 해야 하고, 국내 완성차 생산량 유지를 위한 생산 비용 절감을 위한 금융 지원, 내수 판매 진작책 등 다각도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본격적으로 미국 관세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제조기업들은 대미 수출뿐만 아니라 중국 저가 공세 등의 간접 영향까지 더해져 경영상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민간 네트워크와 외교 채널을 통해 관세 영향 최소화에 힘쓰고 피해 업종에 대한 지원책을 세워야 한다. 또 장기적으로 관세와 같은 대외 리스크를 이겨낼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 우리나라의 기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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