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 없을 땐 관습대로? 한기평 ‘부동의 1위’
한기평은 35회 SRE 평가사별 신용등급 신뢰도 설문조사에서 3.86점을 받으면서 2위 한신평(3.79점), 3위 NICE신평(3.73점)을 따돌렸다. 지난 33회부터 3년 연속 1위다. 다만 지난 34회와 동일한 점수를 얻으면서 2위와의 격차는 좁혀졌다. 지난회 한기평과 NICE신평의 점수차는 0.14점이었는데 이번회에서 점수차는 0.07점으로 좁아졌다.
NICE신평은 신뢰도 부문에서 3.73점으로 직전 설문에서 기록했던 3.72점보다 0.01점 올랐다. 다만 한신평에 0.06점 뒤지면서 3년 만에 다시 3위로 내려왔다. NICE신평은 지난 28회 SRE에서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자산유동화증권(ABCP) 디폴트 사태 이후 3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33회부터 2위를 차지한 뒤 2년 연속 이를 유지했다. 다만 이번 설문에서는 한신평에 밀리면서 2위 자리를 지키는데 실패했다.
NICE신평은 지난해 롯데그룹 신용등급을 선제적으로 하향 조정한 것이 호평을 받으면서 올해 역시 한 발 빠른 등급 조정에 나섰다. 현대차 신용등급을 AAA급으로 가장 먼저 올린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에 대한 시장 평가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설문 응답자 중에는 “NICE신평은 독자적인 의견 제시가 돋보이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그 방향도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NICE신평은 적시성에 최우선순위를 두는 것은 좋지만 속도에 치중한 나머지 섬세한 모니터링이 다소 아쉽다”, “선제성을 높여가려는 정책을 취하는 것 같은데 때로는 성급해 보인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SRE자문위원은 “NICE신평이 현대차를 선제적으로 올렸지만 워낙 상위등급이었고, 상향이었다보니 시장에서 크게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면서 “반대로 등급이 떨어지는 쪽이었다면 시장 임팩트가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담당업무별·연차별 모두 한기평 ‘우위’
담당업무별로 볼 때 크레딧 애널리스트(CA)는 한기평에 4.01점이라는 높은 신뢰도 점수를 매겼다. 이는 34회 설문에서 받았던 3.96점보다 높아진 수치다. 33회 SRE 설문에서 받았던 4.16점보다는 낮아진 점수지만 다시 한 번 4점대를 회복했다는데서 의미가 컸다. CA는 한기평에 이어 한신평(3.96점)과 NICE신평(3.74점) 순으로 순위를 매겼다. 담당 업무별 신뢰도에서 4점이 넘은 것은 CA가 매긴 한기평이 유일했다.
한기평이 신뢰도에서 1위를 기록하지 못한 것은 기타 그룹이 유일했다. 기타 그룹은 한기평에 3.69점을 부여했는데 이는 NICE신평(3.78점)에 이어서 2위다. 기타 그룹 신뢰도는 지난 33회부터 NICE신평이 가장 높은 신뢰도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기타그룹은 한신평에 3.58점을 줬다.
비(非) 크레딧 애널리스트(비 CA) 역시 한기평에 3.77점을 주면서 가장 높은 신뢰를 보냈다. 이어 NICE신평(3.72점), 한신평(3.69점) 순이었다. 다만 직전 회차 3.79점과 비교하면 소폭(0.02점) 낮아진 점수다. 매니저는 한기평(3.81점), 한신평(3.74점), NICE신평(3.69점) 순으로 신뢰를 보였다.
연차별 신뢰도에서도 한기평이 대부분 연차에서 1위를 차지했다. 7년 이상(116명) 그룹에서는 3.84점을 받았고, 1년~6년(67명) 그룹에서는 3.9점을 기록했다. 다만 1년~3년 그룹(36명)에서는 3.89점을 얻으면서 한신평(3.92점)에 뒤진 2위에 그쳤다.
한신평은 1년~3년 그룹에서만 1위를 차지했고, 1년~6년 그룹에서는 3.79점으로 2위, 7년 이상 그룹에서도 3.79점으로 2위를 기록하는데 만족해야했다.
NICE신평은 연차별 신뢰도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7년 이상 그룹에서는 3.72점, 1년~6년 그룹에서는 3.75점, 1년~3년 그룹에서는 3.75점을 각각 기록하는데 그쳤다.
기관별로도 역시 한기평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높았다. 운용사 소속 CA(26명)는 한기평에 4.12점이라는 높은 신뢰를 보였다. 이어 한신평(3.92점), NICE신평(3.85점) 순이었다. 다만 증권사 CA(34명)는 한신평에 가장 높은 점수(3.97점)를 줬다. 이어 한기평(3.91점), NICE신평(3.71점)이 뒤를 이었다.
◇ 보고서 만족도에서도 한기평 선두
신뢰도와 관련도가 높은 평가보고서에 대한 설문에서도 한기평이 근소한 차이로 한신평을 따돌리고 1위 자리를 유지했다. 한기평은 32회 SRE에서 3.71점을 받으면서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33회 SRE에서는 3.87점으로 1위에 올랐고, 34회 SRE에서도 3.76점을 받으며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이번 설문에서도 3.78점으로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이어 한신평(3.77점), NICE신평(3.75점) 순이었다. 다만 1위 한기평과 2위 한신평 간의 점수 차이는 0.01점에 그쳤다. 이는 지난 34회 0.03점보다도 더욱 좁혀진 수치다.
담당업무별로는 한신평이 CA그룹에서 4.01점을 받으면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한기평(3.99점)과 NICE신평(3.78점) 순서였다. 비CA그룹에서는 NICE신평이 3.73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고, 이어 한기평(3.66점)과 한신평(3.62점)이었다. 매니저 그룹에서는 한기평이 3.72점으로 1위, NICE신평이 3.69점으로 2위, 한신평이 3.67점으로 3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를 월 20건 이상 이용하는 5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평가보고서 만족도 부문에서도 역시 한기평이 3.96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한신평과 NICE신평이 각각 3.94점과 3.77점으로 집계됐다.
◇ 선제적 의견제시 NICE신평·품질개선 노력 한기평
선제적 의견 제시 적절성 부문에서는 지난 회차에 이어서 35회에서도 NICE신평이 3.6점으로 1위에 올랐다. 32회(3.77점)와 33회(3.70점)에서 2위를 차지했던 NICE신평을 34회 설문에서 3.63점으로 선두 자리에 등극했고 2년 연속 이를 유지했다. 지난 회에는 롯데그룹에 대한 등급 선제 조정에 대해 긍정적으로 시장이 평가했고, 올해도 현대차 등 선제적으로 신용 등급을 조정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품질개선 노력은 3사 사이의 점수차가 매우 근소하게 나타났는데 한기평이 3.78점으로 1위, NICE신평 3.77점으로 2위, 한신평이 3.76점으로 3위에 올랐다. 1위부터 3위까지의 점수 차이가 0.02점에 불과할 정도로 팽팽한 부문이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5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