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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에이드리언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내지 않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는 성명을 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 역시 미국이 직접 전투를 수행하지 않고 우크라이나군 훈련 등을 위한 병력을 보낼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우린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내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은 이를 매우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다른 나토 지도자 입장도 대부분 비슷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AP통신에 “나토 동맹의 전투병력을 우크라이나에 투입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전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국제회의에 관해 “유럽 국가나 나토 회원국이 우크라이나 영토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건 없을 것이란 내용이 논의됐다”고 했다.
전날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회의를 주최한 후 “공식적으로 지상군을 지원한다는 합의는 없다”면서도 “아무것도 배제해선 안 된다. 우린 러시아 승리를 저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판 세르주네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우린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새로운 조치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전투병력이 아니더라도 지뢰 제거나 사이버 방어, 무기 생산 등을 위한 병력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 프랑스 외교 소식통은 서방이 지금처럼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는 선에서 그친다면 서방은 유약하다는 푸틴의 생각을 굳힐 수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러시아와 인접한 북유럽·발트해 국가들도 파병론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파병 논의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나토 병력과 러시아군이 직접 충돌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나토가 병력을 파병한다면 직접 충돌) 가능성이 아니라 불가피성을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상원 부의장은 텔레그램 채널에서 “병력 파병은 나토가 교전에 직접 개입하거나 심지어 (러시아에) 전쟁을 선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자칫 서방의 병력 파병이 미국·영국·프랑스와 러시아 간 핵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