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가 지난해에만 5만여 건에 달하는 지하철 부정 승차가 범죄행위라는 인식 확산에 나선다. 아울러 부정 승차 부가금을 30배에서 50배로 상향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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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는 다음달 2일까지 특별단속과 예방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18일 밝혔다. 특별단속은 1~8호선 275개 전역에서 이뤄진다. 공사는 매년 노·사 및 유관기관 합동 캠페인 등을 실시해 공정한 지하철 이용 예절을 안내하고 부정 승차 특별단속 등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부정 승차 4만9692건을 단속했고 부가금으로 약 22억5000만원을 징수했다. 지난해 총 승차인원은 14억1300만명이며 이 중 부정승차는 21만명으로 추정된다. 이 중 5만여 건에 가까운 단속이 이뤄졌다는 것은 4명 중에 한 명은 단속이 된다는 뜻이다.
부정 승차로 단속된 경우 승차 구간 운임과 그 운임의 30배를 납부해야 한다. 또한 과거 부정 승차 내역이 있는 경우에는 과거분까지 합산해 부가 운임을 내야 한다. 공사는 부정 승차 단속 방법도 과거 대면 단속에서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하거나 CCTV 모니터링 등을 활용하는 등 과학적 단속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하철의 공정한 이용 질서 확립을 위해 부정 승차를 근본적으로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포함해 공사가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도 모색 중이다. 공사는 부정 승차자를 대상으로 경범죄처벌법 편의시설부정이용죄로 형사고소를 진행하고 있다. 사법기관은 이에 대해 일관되게 벌금형을 부과하고 있다.
◇부정승차 단속 2위 ‘압구정’…경로 우대용 카드 부정 이용 많아
지난해 서울 지하철 부정승차 단속이 가장 많이 일어난 곳은 구로디지털단지역, 부정 승차 유형은 우대용 교통카드 부정 사용으로 나타났다. 부정 승차 단속 상위 역은 구로디지털단지역(2호선), 압구정역(3호선), 을지로입구역(2호선), 철산역(7호선), 남구로역(7호선), 사당역(2호선) 순이었다. 2·7호선 승하차 인원이 많은 역에서 부정 승차도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3호선 압구정역이 부정 승차 단속 상위 역 2위에 오른 것이 눈에 띈다. 압구정역은 2030의 젊은 층이 많이 이용하는 역으로, 부정 승차 단속 사례 중 부모님이 발급받은 경로 우대용 카드를 이용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많다는 게 공사 측 분석이다. 이처럼 우대용 카드를 이용한 부정 승차가 전체 부정 승차의 절반을 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부정 승차 유형으로는 우대용 교통카드 부정 사용(83.0%), 초·중·고등학생 할인권 부정 사용(9.6%), 승차권을 소지하지 않은 채 지하철을 이용하는 무표 미신고(7.4%), 등으로 부정 승차 유형 중 우대용 교통카드 부정 사용이 가장 많았다. 우대용 카드에는 경로·장애인·유공자 카드 등이 포함된다.
공사는 우대용 카드 부정 사용을 예방하기 위해 9개 역사에서 시범 실시하던 우대용 카드 태그 시 “행복하세요” 음성 멘트 송출을 올해부터 전 역사로 확대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 또 경로·장애인 우대카드에 사용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사용자 사진 부착과 부정 승차 부가금을 30배에서 50배로 상향할 것을 지난해 국회에 건의했었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지하철 부정승차는 자신의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는 명백한 범죄행위라는 단호한 인식 확산이 필요하다”며 “공사의 지속적인 예방 캠페인과 특별 단속으로 부정승차 행위가 근절돼 공정한 지하철 이용 질서가 확립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