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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의 AI에 대한 대대적 지출, 상당히 이례적인 수요공급 불균형이 향후 몇분기 동안 지속할 것”이라며 “엔비디아 매출은 매우 강하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3일 발표될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고, 매출 전망치도 보다 상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3~4개 분기 동안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게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AI칩 분야에서는 경쟁자가 따라올 수 없는 확고한 기술리더십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후발주자가 따라오기 전까지 오랜 기간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엔비디아 AI칩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도 엔비디아의 최고급 AI칩인 H100칩을 최소 3000개 구매했고, UAE 역시 자체 개발한 개방형 대규모언어모델(LLM)인 ‘팰컨’의 학습을 위해 엔비디아칩 수천개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엔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바이트댄스 등 4개 중국 기업까지 경쟁에 가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의 수출 규제가 본격화하기 전에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칩 구매를 서두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수요 급증이 반도체 시장 전반에 ‘낙수효과’를 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AI칩 수요가 늘수록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비메모리칩 수요 등도 함께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가 뛰자 덩달아 D램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6.07% 급등하고 CPU 업체인 인텔과 AMD 주가도 2~4% 뛰었다. 연준 긴축 장기화 우려에 숨고르기 하던 증시도 ‘엔비디아’ 효과에 모처럼 반등했다.
조던 잭슨 JP모건자산운용 전략가는 “반도체 시장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면서 “반도체 시장이 아직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지만 재고 축소 등을 고려하면 빠르면 4분기께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전히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있다. 인디펜던트 솔루션 자산운용의 폴 믹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기술주는 지나치게 과매수 됐고, 어느 정도 투자자들이 현실을 보기 시작했다”면서 “(특별한 호재가 없는 한 ) 당분간 조정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