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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증시 활황과 함께 빠르게 불어났던 거래대금은 하반기 들어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월 27조561억원에서 2월 32조2377억원, 3월 30조1430억원, 4월 29조5507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5월 50조2148억원으로 급증했고 6월에는 50조3471억원까지 늘었다.
6월을 정점으로 분위기는 급격히 달라졌다. 7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36조8754억원으로 줄었고 8월에는 25조8460억원으로 내려왔다. 이달에는 21조2637억원까지 감소하면서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6월과 비교하면 불과 석 달 만에 57.8% 급감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최근 일별 거래대금도 지난 10일 28조9279억원에서 15일 17조1256억원, 16일 16조6858억원까지 줄었다.
거래대금 감소에는 이달 들어 증시를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한꺼번에 커진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가운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5%를 돌파하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0.25%포인트) 인상해 연 3.75~4.00%로 결정하면서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경계감도 커졌다.
국내 증시를 이끌어온 반도체주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거래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 글로벌 AI 산업 리더들을 중심으로 프론티어 모델 개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AI 모델 출시 주기가 길어지고 이에 따라 AI 인프라 투자 수요까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졌다.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는 AI에 대한 통제 상실 가능성을 근거로 AI 능력 발전 속도 자체를 조절해야 한다는 취지의 에세이를 발표했고, 샘 올트먼 오픈AI CEO,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 등이 호응한 바 있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산업 리더들을 중심으로 프론티어 모델 개발 속도 조절 주장이 나오면서 반도체 등 AI 인프라 관련주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유가와 금리, AI 투자 관련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운 만큼 당분간 관련 변수의 향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9월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향후 추가 긴축 가능성이 남아 있고, 국제유가와 미국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경우 증시 변동성을 다시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최근 불거진 우려가 실제 기업이익과 AI 투자 수요 훼손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AI 속도조절론은 안전성 논쟁에서 출발했지만 산업 전반의 투자 감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경쟁사의 개발·투자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감속은 기술 격차와 고객 이탈 위험을 높이고, 미·중 기술패권 경쟁까지 감안하면 공동 감속에 대한 합의와 실제 이행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며 “시장은 신모델 출시 지연, 인프라 발주 둔화 가능성을 먼저 반영했지만 실제 주문 감소가 확인되기 전까지 최근 반도체 조정을 AI 투자 축소의 신호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 역시 향후 기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금리 인상 자체보다 기업이익 하향 여부가 중요하다”며 “미 10년물 금리 5% 돌파 역시 레벨 자체보다 이후 상승세가 정점에 가까워지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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