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지쳤나…호실적·금리인하 기대에도 하락 마감[월스트리트in]

정다슬 기자I 2025.01.17 06:52:15

애플·테슬라 등 주요 지수 약세
주가 고평가 논란 지속 속 상승 여력 부족
연준이사 발언에 금리인하 기대감↑…국채 금리↓

15일 뉴욕시의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거래자들이 모니터를 보고 있다.(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16일(현지시간)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고 올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났지만 주요 기술주들의 약세에 뉴욕증시는 하락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6% 하락한 4만 3153.13로 마감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21% 내린 5937.32로 마무리됐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89% 내린 1만 9338.29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서 판매 부진에 애플 주가 4% 하락

애플 주가는 지난해 8월 5일 이래 최악의 날을 보냈다. 이날 애플 주가는 4.04% 하락한 228.26달러에 마감했다. 애플 주가는 지난해 12월 고점에서 약 12% 하락했으며 2025년 들어 주요 7개 상위 기술주(매그니피센트7·M7) 중 가장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애플의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의 판매 실적이 부진하면서 애플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인 카날리스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은 2024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비보와 화웨이에 이어 3위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애플의 지난해 중국 시장 점유율은 15%로, 연간 기준으로 17% 감소했다. 반면 비보와 화웨이는 강력한 성장을 보였다.

애플의 주요 공급 업체인 TSMC는 이날 1분기 스마트폰 판매가 전분기 대비 6%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TSMC는 이를 계절적 요인이라고 밝혔다.

테슬라 주가도 3.36%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1.92%, 알파벳은 1.30% 하락한 상태로 장을 마쳤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모건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두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은 실적을 발표했다. 그러나 모건스탠리의 주가는 4% 넘게 상승한 반면 BoA 주가는 0.98% 하락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77%가 시장의 기대치를 웃돌며 이번 어닝시즌은 전반적으로 강력한 출발을 보였다. 다만 주가가 이미 많이 상승한 상황에서 실적이 지수를 견인하기에는 아직 힘이 부족한 모양새다.

글로벌 인베스트먼츠의 키스 뷰캐넌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에 “시장에는 다소 무거움과 지친듯한 분위기가 있다”며 “실적 시즌은 은행들의 확실히 긍정적인 결과로 시작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 시장 움직임은 그런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역발상 투자 기회?…기술주 매수 금액 유입

이같은 분위기가 오히려 주식을 매수할 기회라는 지적도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개인투자자협회(AAII)가 발표한 설문 조사에서 투자자들의 “강세 심리”(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가진 투자자 비율)가 2023년 11월 S&P500지수가 크게 하락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블루칩데일리트랜드리포트의 래리 텐터렐리는 “역발상 투자”가 가능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시장 고점에서 가장 강세 심리를 보이고 시장 저점에서 가장 약세 심리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도이체뱅크 AG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메가캡(시가총액이 매우 큰 회사), 성장주, 기술주에 대한 비중이 2024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늘어났다. 헤지펀드 역시 2024년 지속적 매도를 이어가다 최근 들어 다시 기술주에 복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러 연준이사 “인플레이션 양호하면 금리 인하 여러번 가능”

달러는 하락했다. 주요 무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0.13% 하락한 108.95를 기록했다.

전날 급등했던 유가는 하루 만에 하락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1.36달러(1.7%) 하락해 78.6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앞서 WTI 선물은 전 거래일 3.3% 상승하며 7월 19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원유 선물은 배럴당 74센트(0.9%) 하락해 배럴당 81.29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이전 거래일에 2.6% 상승하며 7월 26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데서 반락한 것이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8bp(1bp=0.01%포인트) 하락한 4.615%를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인 2%에 수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2025년에도 여러 차례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의 의견이 나오며 올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을 받았다.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0.2bp 상승한 4.313%에 마감했다.

월러 이사는 이날 CNBC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데이터가 양호하게 나오거나 그 경로가 계속된다면,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빨리 금리 인하가 이루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얼마나 금리 인하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월러 이사는 “이는 모두 데이터에 달렸다”며 0.25%포인트씩 인하한다면 3~4번 인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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