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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이제 이틀 앞으로 다가온 터키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 결과는 여전히 한 치 앞으로 알 수 없는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행 의원내각제를 대통령 중심제로 바꾸는 개헌을 통해 설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63) 대통령이 전권을 쥘 수 있다 해도 이미 반으로 나눠질 국론을 하나로 통일시킬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터키 여론조사기관인 콘다가 지난 7~9일 34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터키 정부의 개헌안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51.5%로 반대한다는 응답(48.5%)보다 3.0% 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또 다른 조사기관인 게지치가 8~9일 양일간 1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개헌안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51.3%, `반대한다`는 응답이 48.7%로 집계됐다. 찬성 입장을 밝힌 비율은 직전 조사(53.3%)보다 2% 포인트 떨어졌다. 게지치측은 “입장을 밝히지 않으려는 시민이 대다수였다”며 “부동층의 비율이 9.9%나 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여론조사 결과가 박빙으로 나오면서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문제는 이번 개헌 추진으로 정확히 반으로 갈라진 민심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지난 2003년 총리가 된 에르도안은 2007·2011년 총선을 거치면서도 총리직을 유지했고 2014년에는 첫 직선제 대통령에 올랐다. 에르도안이 터키 국민의 신뢰를 얻은 계기는 경제 안정이다. 총리 재임 초기 5년간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에 달했고 터키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던 인플레이션도 잡는데 성공했다. 2011년 성장률은 10%를 넘겼다. 다만 지난해 성장률은 2.5%로 2015년(4%)보다 크게 하락했다. 실제 개헌으로 에르도안 대통령이 권력을 더 강화한다면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아울러 국민 대다수가 이슬람을 믿는 터키에서 이슬람화 정책은 에르도안의 인기를 유지하는 비결이자 동시에 지나친 이슬람화에 대한 반발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전통적으로 세속주의를 지지하는 군부가 지난해 쿠데타를 일으킨 이유 중 하나도 이슬람화에 대한 경계다. 터키인들의 절반이 에르도안을 반대하는 이유도 분명하다. 에르도안은 장기 집권을 했을 뿐 아니라 민주주의를 탄압한 독재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지난해 7월 에르도안을 몰아내려는 쿠데타가 실패한 뒤 에르도안은 대대적 숙청을 단행했다. 150명 이상의 기자들이 투옥돼 있고 야당 정치인과 인권운동가 수천명도 감옥으로 보내졌다. 5000명 이상의 교수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직책을 박탈당한 공무원만 1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번 국민투표 과정에서 국론이 극심하게 분열된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인 정치적 불안정이 유지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에르도안의 부상’이라는 책을 쓴 정치학자인 소너 캐거프테이는 “에르도안이 만약 이번 국민투표에서 패한다면 조기 선거를 요구할 것이고 이는 터키를 지속적인 불안정성으로 몰아넣을 것”이라며 “반대로 에르도안이 이긴다면 자신의 권력을 더 강화하기 위해 독재로 치달을 수 있는 만큼 시민 저항이나 폭력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