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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타임] 페스티벌 경험 '0', 안 가면 백퍼 후회할 축제 가보니…

한종완 기자I 2018.08.23 08:00:35

축제 '잘알못' 인턴기자의 블루 플레이그라운드 참관기



(사진=스냅타임)


지난 9일 페이스북과 광고 영상에 랩퍼 키썸이 등장했다. 오비맥주가 18일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카스 블루 플레이그라운드(Cass Blue Playground)’를 개최한다는 내용이었다. 1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타이거JK, 윤미래, 비지로 구성한 MFBTY가 나오더니 13일에는 제시가 나왔다.

SNS만 켜면 하루에도 수십 번씩 광고가 뜨는 탓에 '카스 블루 플레이그라운드'가 머릿속 한켠을 맴돌았다. 페이스북과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카스 축제’의 인기는 대단했다.

‘안 가면 백퍼 후회할 축제’라고 말할 정도다. 티켓이 전부 매진돼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3만원짜리 표를 5~7만원에 거래하고 있었다.

페스티벌 경험 '제로'인 나로서는 "이게 왠일?"이라고 했지만 도대체 어떤 축제이기에 사람들이 이토록 열광하는지 궁금했다. 10만원이 넘는 다른 뮤직 페스티벌과 비교해 3만원이면 즐길 수있다는 '저렴함'도 도전의지를 불태웠다.

광고로 익숙해진 카스 축제의 인기를 느껴보기 페스티벌 '잘알못'이 내가 직접 몸으로 느껴보기로 했다.



(사진=스냅타임)

파란 물결에 "흥이 오른다"


지난 18일 오후 7시. 페스티벌이 열린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을 찾았다. 지하철 2호선 종합운동장역 앞에는 파란 옷을 입은 행사 안전요원이 길을 안내하고 있었다. 행사장에 가까워질수록 파란 옷을 입은 젊은 사람들이 늘어났다. 행사 관계자는 아니었다. 파란색 카스 브랜드에 맞춰 참가자들도 ‘파란색’의 드레스 코드를 맞춘 듯 보였다.

입구에 도착해 입장권을 제시하니 팔찌와 블루모지(BLUDMOJI) ID카드를 제공했다. 그러고는 가방을 검사하겠다고 했다. 이유를 묻자 관계자는 “행사장에 외부음식과 뾰족한 위험물품을 반입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건너편 입구에서 한 여성이 음료수 병을 들고 안전요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것을 보니 가져온 음식으로 제지당한 모양이다.

해가 지려면 시간이 꽤 남았지만 행사장은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은 왜 이곳에 왔는지 궁금해졌다. 지나가던 참가자에게 “어떻게 오게 됐냐”고 묻자 페이스북을 보고 알게 됐다”며 “재미있을 것 같아서 친구와 함께 왔다”고 답했다. 인터뷰에 응한 4팀의 대답이 전부 똑같았다. SNS광고 나와 같은 이유다.

“와 보니까 어떠냐”는 질문에 한 여성은 “너무 재밌다. 가성비 갑(甲)”이라고 했다. “맥주와 음식, 콘서트를 한 번에 즐길 수 있어 좋다”는 남성도 있었다. 막바지 여름 축제를 즐기며 친구, 연인과 추억을 쌓기에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사진=스냅타임)


저녁 8시가 되자 음식과 맥주를 판매하는 부스에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타코와 폭립, 치킨, 떡볶이 등 맥주와 어울리는 음식들이 가득했다. 음식을 사기 위해 짧게는 10분, 길게는 30분가량 기다려야 했다. 공연장 안에 있는 푸드트럭도 예외는 아니다. 스테이크와 치킨, 핫도그 등 맥주 안주를 판매했다.

음식의 가격은 1만원 선으로 비쌌다. 맥주 역시 410ml 4000원, 900ml 8000원으로 시중과 비교해 가격차이가 났다. 그저 분위기 값이라 생각하고 먹을 수밖에. 음식 냄새와 연기를 지나치지 못하고 20분을 기다려 '탄두리 치킨세트'(1만2000원)와 900ml 맥주(8000원)를 샀다.

탄두리 치킨 특유의 향신료 맛이 강하게 느껴져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자극적인 맛에 자꾸만 맥주가 당겼다. 행사장 안에 식사를 할 수 있는 간이 테이블과 의자가 있지만 참가자들은 부스 앞 맨 바닥에 앉아 맥주와 음식을 즐겼다.

한참 식사를 하던 중 공연장에서 대규모 폭죽을 쏟아올렸다. 주위에서 "우와"하는 탄성이 쏟아졌다. 서둘러 공연장으로 향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공연장에서 무언가 대단한 것을 준비하고 있는 듯 했다.



(사진=스냅타임)

한 여름밤 '불타는 청춘'


저녁 9시 박재범, 사이먼 도미닉, 로꼬 등이 속해있는 힙합 레이블 ‘AOMG’의 공연이 시작됐다. 시작 시간보다 조금 일찍 입장했지만 이미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로 발 디딜 틈 하나 없었다. AOMG의 인기가 실로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 순간이었다. 힙합을 즐겨 듣지 않는 나조차 관심을 두는 레이블이니 다른 사람들은 오죽 하겠는가.

Mnet ‘쇼미더머니’에서 ‘악마 랩’으로 두각을 보인 우원재를 시작으로 그레이, 로꼬, 사이먼 도미닉, 박재범이 차례로 공연을 진행했다. 새로운 아티스트가 등장할 때마다 노래를 따라 부르고 춤을 추며 자유롭게 흥을 발산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가끔 흥에 겨워 욕설이 섞인 감탄을 보내는 관객도 있었다. 약 1시간30분 동안 자리를 지키며 박재범만 연신 불러대던 사람은 잊을 수가 없다.

밤 11시쯤 막차를 타기 위해 공연장을 빠져나와 출구로 향했다. “한번 나가시면 다시 들어올 수 없습니다” 출구를 지키는 행사 관계자도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낮에 와서 밤 11시가 넘도록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출구를 향하며 문득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불타는 청춘!'

[한종완, 박창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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