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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멕시코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10.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2021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던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의 추가 완화다. 5명의 정책 입안자 가운데 빅토리아 로드리게스 총재 등 3명이 금리인하에 찬성했고, 나머지 2명은 동결을 주장했다.
이날 오전 공개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5.57%로 전년 동월대비 1% 이상 상승, 중앙은행 목표치인 3%에서 더 멀어졌음에도 금리인하를 결정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7월 CPI 상승률은 13개월 만에 5%대를 기록한 것이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알프레도 쿠티노는 이번 결정에 대해 “놀랍다”며 인플레이션 상황과 전혀 맞지 않는다.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멕시코 중앙은행은 가뭄으로 농축산물 가격이 상승하는 등 에너지와 식품과 같은 변동성이 큰 분야에서 가격이 상승했다면서, 은행이 중시하는 근원 인플레이션은 목표치(3%±1% 포인트)에 수렴하는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7월 근원 인플레이션은 전년 동월대비 0.3% 상승해 4%를 소폭 웃돌았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추가 완화 가능성도 열어뒀다. 은행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다음 분기에는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준금리 조정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적인 증시 하락, 멕시코 경제 성장세 둔화 등도 금리인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주 공개된 멕시코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0.2% 성장에 그쳐 멕시코 경제가 3년 연속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성명에서 “경제 활동 리스크의 균형은 여전히 하향으로 기울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보다 경기를 지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해석했다. 아울러 멕시코 중앙은행 관계자는 “미국의 9월 금리인하가 거의 확실시되는 것은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금리인하로 달러·페소 환율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달러당 19페소대 초반에서 움직이던 환율은 금리인하 이후 오후 3시경엔 18페소대 후반으로 하락했다.
달러·페소 환율은 16페소대에서 움직였으나, 지난 6월 멕시코 대선 이후 18페소대로 상승했다. 최근엔 테슬라의 공장 건설 계획 보류 및 일본은행(BOJ)의 금리인상으로 19페소대로 올랐다. 멕시코 페소화는 그동안 엔캐리 트레이드의 주요 투자처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