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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경의 바이오 돋보기]AI로 예측한 코로나19…백신·치료제는 언제 나올까

박일경 기자I 2020.04.18 10:30:00

가장 빠른 치료제 ‘길리어드 렘데시비르’
2.5년 내 성공률 89%…2022년 10월 전망
모더나 백신 ‘mRNA’ 10개월後 2상 예상
5.2년 뒤 시장화 예측…동물 실험서 효과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총 70개라고 발표한 가운데, 치료제와 백신이 과연 언제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빠르면 내년쯤 상용화된다는 기대감마저 나오는 상황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치료제 및 백신 개발 가능 시점을 시뮬레이션 해본 결과가 등장하면서 눈길을 끈다.



18일 세계적 정보분석 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Clarivate Analytics)의 생명과학 분야 솔루션인 코텔리스(Cortellis) AI 예측 모듈에 따르면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렘데시비르’(Remdesivir)가 가장 빠른 코로나19 치료제 선두주자로 꼽혔다.

지난달 6일 임상 3상을 시작한 렘데시비르는 `오는 2022년 10월께` 앞으로 2.5년 안에 시장화 할 전망이다. 치료제 개발에 성공할 확률도 89%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재밌는 사실은 애초 치료제 목표인 에볼라 바이러스보다 2.8년이나 짧을 것으로 분석됐다. 에볼라 바이러스 임상 3상은 5.3년 뒤인 2025년까지 마칠 것이란 예상이다. 성공률은 높기는 하나 코로나19와 비교하면 오히려 4%포인트 낮은 85%로 추정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 ‘렘데시비르’(Remdesivir)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예상. (자료=코텔리스 인공지능 예측 모듈)
길리어드 사이언스 ‘렘데시비르’(Remdesivir) `에볼라` 치료제 개발 예상. (자료=코텔리스 인공지능 예측 모듈)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25일 에볼라 신약 후보물질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용 희귀의약품(Orphan Drug)으로 지정하고 길리어드에 7년간 독점권을 부여했다. 하지만 길리어드사(社)는 희귀 약물 지정 안(Orphan Designation)을 사실상 철회했다. 팬데믹(Pandemic·세계적인 전염병 대유행)이 현실화한 비상사태에서 수익을 노리고 미리 독점한 게 아니냐는 괜한 오해를 피하고자 했단 관측이 일부 제기된다.

렘데시비르 외에도 1949년 사노피가 말라리아 대상으로 개발한 ‘클로로퀸’(Chloroquine)이 코로나19에 효능이 있는지 여부를 임상 시험 중이다. 일본 후지필름 계열사인 도야마화학공업이 개발한 인플루엔자 RNA 항바이러스제(RNA polymerase inhibitor) ‘파비피라비르’(Favipiravir)는 코로나19 환자 상대로 효과를 보여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지원하고 있다.

에볼라 항바이러스 치료제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Remdesivir). (사진=연합뉴스)


◇ 중국産 백신 2상…이노비오, 171억 지원받아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코텔리스 AI 예측 모듈을 통해 백신 개발 시기 또한 짚어봤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 테라퓨틱스에서 개발 중인 백신 ‘mRNA-1273’은 5.2년 후 미국에서 시장화 할 것으로 점쳐졌다. 지난달 임상 1상을 개시했는데 10개월 경과해 임상 1상을 완료한 이후 임상 2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견된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mRNA-1273은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s·NIAID) VRC(Vaccine Research Center·백신연구센터)와 협업해 고안된 백신이다. 올해 전임상 데이터를 보고했으며 동물 실험에서 예방 효과가 입증됐다.

mRNA-1273 이외에 중국 선전 제노면역 의학연구소(Shenzhen Geno-Immune Medical Institute)는 ‘LV-SMENP-DC’를 코로나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당단백질에 대한 백신으로 개발하고 있다. 임상 2상에 있다.

이노비오 파마슈티컬즈(INOVIO Pharmaceuticals)는 ‘INO-4800’을 코로나19 백신으로 개발 중이다. 올 초 전임상을 넘어서 이달 중 임상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Coalition for Epidemic Preparedness and Innovation)으로부터 900만 달러(한화 약 110억원), 빌앤멜린다 게이츠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으로부터 500만 달러(61억원)를 각각 받았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10개 중 9개꼴’ 임상前 약물…3주 새 100곳 뛰어들어

이달 8일 기준 코텔리스 조사 결과, 글로벌 회사·연구소·대학 185곳에서 156개에 달하는 약물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17일과 견주면 3주 만에 개발 약물 수는 86개나 늘었다. 같은 기간 개발 업체는 87% 증가하며 무려 100곳이 급증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재 미국 10조원, 유럽연합(EU) 638억원 등 천문학적 연구·개발(R&D) 자금이 투입돼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경기도 성남시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열린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산업계·학계·연구소·병원 합동 회의에 참석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21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관련 약물 개발 현황. (자료=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


지역별로는 미국이 83개의 약물을 기록해 1위다. 이어 중국이 34개로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세 번째로 많은 18개의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에 따른 약물 단계를 보면 △후보물질 46% △전임상 42% △임상 11% △개발중단 1% 순이다. 10개 중 9개꼴에 해당하는 88%가 여전히 임상 이전의 초기 단계에서 개발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코텔리스 한국 전문가팀 소속 오영주 클래리베이트 제약·바이오팀장은 “전 세계에서 개발되고 있는 약물은 아직 80% 넘게 임상 이전의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으며 30개 이상의 타깃으로 개발되고 있다”면서 “동일한 표적(타깃) 치료제로 연구되는 약물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약물의 효능·효과는 물론 안전성·편이성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해야 하는 만큼 개발사들의 면밀한 개발 전략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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