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20달러 찍고 100달러 아래로…G7 비축유 방출 검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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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6.03.10 04:01:47

호르무즈 봉쇄에 중동 산유국 감산…“역대 최대 공급 차질”
WTI 94달러·브렌트 98달러 마감
“상황 4개월 지속 땐 브렌트 135달러 가능”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이란 전쟁 여파로 배럴당 120달러에 근접했던 국제유가가 주요국의 대응 논의 속에 10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 산유국들이 감산에 나서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 우려는 여전히 커지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4일(현지시간) 한 사람이 해상 선박 추적 사이트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화면을 가리키며 이란 연안 인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들의 이동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AFP)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4.26% 오른 배럴당 94.7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98.70달러로 6.48% 상승했다.

앞서 국제유가는 야간거래에서 중동 전쟁 격화로 장중 한때 WTI 119.48달러, 브렌트유 119.5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유가 상승세는 주요 7개국(G7)이 전략비축유 방출 가능성을 논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부 진정됐다.

앞서 G7 재무장관들도 이날 회의를 열고 “에너지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비축유 방출을 포함해 글로벌 에너지 공급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현재 전략비축유 방출에 대한 최종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필요할 경우 이를 포함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G7 에너지 장관들은 10일 화상회의를 열고 원유 공급 차질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 비축유 방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유가 급등의 가장 큰 원인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다. 이란이 유조선 공격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선박들이 통항을 꺼리고 있고, 이로 인해 원유 수송이 사실상 멈춘 상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피단 에너지는 이번 사태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원유 공급 차질”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원유 수출이 막히면서 중동 산유국들도 감산에 들어갔다. 쿠웨이트는 유조선 안전 문제를 이유로 원유 생산과 정제시설 가동을 줄였다고 밝혔다. 이라크의 경우 남부 주요 유전 3곳의 생산량이 전쟁 이전 하루 430만 배럴에서 약 130만 배럴로 70%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저장 공간 부족 문제로 해상 유전 생산량을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유가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제기된다.

리스타드에너지의 야니브 샤 석유시장 담당 부사장은 보고서에서 “현재 상황이 2개월 지속되면 브렌트유 가격이 110달러 이상으로 오를 수 있고, 4개월 이어지면 135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국제유가 급등과 관련해 “나는 모든 것에 대한 계획이 있다”며 “결국 사람들은 매우 만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현재 이란의 유조선 공격 능력을 무력화하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몇 주 안에 정상화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다만 전쟁이 계속 확산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미군 7명이 사망했으며 이스라엘 군인과 민간인도 추가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란에서는 공식 집계 기준으로 지금까지 13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이날 이란에서 터키 방향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을 요격했으며,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또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바레인의 해수 담수화 시설 일부가 손상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걸프 지역 인프라 피해도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무력화하기 위한 추가 군사 옵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이란 영토에 투입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아직 그 단계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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