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5명 중 1명 “CCTV 감시 경험·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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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사업장 내 CCTV가 설치돼 있다고 응답한 인원은 65.7%, 없다고 응답한 인원은 34.3%였다. 설치됐다고 응답한 사람 중에서 ‘설치 당시 직원 동의를 받았는지’ 여부를 물어본 결과, ‘아니다’가 34.6%, ‘잘 모르겠다’가 34.6%, ‘그렇다’가 30.9%로 나타났다. CCTV 설치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응답한 인원은 주로 5인 미만(41.7%), 5인 이상 30인 미만(43.4%)와 같은 소규모 사업장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회사 사업장 내부 등 불특정 다수의 출입이 빈번하지 않은 비공개 된 장소에 CCTV를 설치할 때는 해당 장소에 출입하는 노동자 전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게 직장갑질119의 설명이다.
사업장에 CCTV가 설치돼 있다고 한 응답자 중 CCTV 설치구역에 안내판이 부착돼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5.4%에 불과했다. ‘안내판이 없다’는 응답이 37.4%, ‘안내판이 부착돼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17.2%였다. ‘안내판 없음’ 또는 ‘잘 모르겠다’ 응답은 비정규직과 비조합원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공개된 장소에 CCTV를 설치한 경우 해당 설치구역에 CCTV 설치 목적과 촬영 장소, 범위, 관리책임자 연락처 등이 담긴 안내판을 부착해야 하는데 이를 어기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직장갑질119는 설명했다.
사업장 내 CCTV가 설치돼 있다고 답한 응답자 10명 중 1명은 사업장 내 CCTV가 직원 감시를 위해 설치됐다고 대답했다. 또 사업장 내 CCTV가 설치돼 있다고 한 응답자 5명 중 1명은 실제 CCTV 감시로 업무와 관련한 지적을 받거나, 동료가 지적받는 상황을 목격한 적도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직장갑질119는 불특정 다수의 출입이 빈번한 공개된 장소에는 노동자 감시 목적으로 CCTV를 설치하거나 수집된 영상을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비공개 된 장소에 설치된 CCTV 역시 설치 당시 목적과 달리 사용하기 위해 임의 조작하거나 다른 곳을 비춰서는 안 되고 녹음기능은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업무용 사내 메신저 경우도 비슷한 흐름이 포착됐다. 업무용 사내 메신저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 중 관련 규정을 안내받았는지 물어본 결과 37.3%가 ‘안내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응답자 특성별로 보면 ‘안내받지 않았다’ 응답은 노동조합원(24.7%)보다 비조합원(40.3%)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직장 규모별로는 5인 미만(46.9%), 5인 이상 30인 미만(48.3%), 중앙 및 지방 공공기관(41.1%)에서 규정 안내를 받지 않았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직장인들의 각종 제보를 들려줬다. 직장인 A씨는 “대표가 어느 날 제게 핸드폰으로 CCTV 영상을 보여주며 B직원은 일은 안 하고 놀고 있더라 하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듣고 사장이 저도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에 겁이 났다”고 밝혔다. 직장인 C씨는 “회사에서 사무실에 CCTV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형식적인 동의를 받아갔는데, 그 이후 CCTV를 추가 설치하는 과정에서 그 동의 과정조차 거치지 않았다”고 했다.
◇ “노동부에 감독 권한 없어…근로기준법에 처벌 내용 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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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갑질119 소속 김하나 변호사는 “사무실 등 사업장에 설치된 CCTV는 감시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다반사”라면서 “개인정보보호법상 이를 처벌할 규정은 존재하지만 상황을 관리·감독하는 행정청인 고용노동부에 감독 권한이 없어 실무적으로 법은 존재하지만 감독과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근로기준법에 노동자 감시 수단을 설치하는 경우 그 절차와 내용을 명확히 정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처벌하는 내용을 담을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