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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자신들의 행동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방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프리고진은 이에 앞선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군 수뇌부를 처벌하길 원할 뿐이니 러시아 정규군에 자신들을 막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서는 “군사 쿠데타가 아니라 정의의 행진”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러시아 국가반테러위원회는 프리고진에게 불법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고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바그너 그룹 용병들에게 프리고진을 붙잡아 당국에 넘기라고 요구했다.
프리고진이 무장 반란을 일으킨 배경에는 바그너 그룹과 러시아군 수뇌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격전지인 도네츠크주 바흐무트를 점령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빚은 것이 거론된다.
바그너 그룹은 우크라이나 전쟁 최전선에서 전투를 벌였지만 프리고진은 러시아 국방부가 용병들에게 의도적으로 탄약 등을 제대로 보급하지 않았다며 바흐무트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 위협한 바 있다. 이 같은 러시아 정규군과 용병 간 갈등이 불거지자 쇼이구 방관은 비정규군에서 국방부와 정식 계약을 체결하라고 지시했고 푸틴 대통령 또한 이 방침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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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AP 통신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1981년 강도, 폭행 등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뒤 출소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식당을 차렸다.
그는 외식 사업을 하던 중 당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부시장이던 푸틴과 친분을 쌓았고 크렘린 궁에서 열리는 연회 등을 도맡으며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후에는 푸틴의 도움을 받아 러시아 정부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음식을 공급하고 학교에 급식을 납품하는 요식업체를 운영하기도 했다.
2014년 바그너 그룹을 설립한 뒤로는 본격적으로 세를 넓히고 러시아의 크름반도 병합,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쟁에 투입돼 전투 작전을 펼쳤다. 또 시리아를 비롯해 리비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말리, 수단 등 국가의 내전에도 개입했다.
이 과정에서 용병들이 사람들을 잔인하게 고문하는 모습이 온라인상 영상으로 드러나 악명이 높아지기도 했다. 2017년에는 무장한 용병들이 시리아인을 고문하고 시신을 훼손하는 등 장면이 공개됐으며, 지난해에는 전직 바그너 그룹 용병이 우크라이나 영토로 도주했다가 붙잡힌 뒤 망치에 맞아 숨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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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고진이 이끄는 바그너 그룹은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돈바스 지역에 배치되는 등 최전선에 전투를 벌였다. 바흐무트 점령을 위한 러시아군의 작전에서도 선봉 위치에 있었다.
프리고진은 지난해 6개월간 러시아 내 교도소를 직접 돌며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싸우는 대가로 중범죄자들에게 사면과 금전적 보장을 약속하기도 했다. 지난 5월 프리고진의 언론 인터뷰에 따르면 죄수 5만명 중 1만명이 바흐무트에서 숨졌고 바그너 그룹 용병 1만여명도 이 전투에서 사망했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우크라이나 바흐무트를 점령하는 데 전과를 올린 뒤 해당 지역을 러시아 군에 넘기고 철수했다. 그러나 군 수뇌부가 무능하고 정규군이 제대로 임무를 수행하지 못했다는 등 비판을 이어가며 국방부와 갈등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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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이 프리고진의 반란으로 이어지자 푸틴 대통령은 24일 TV 연설에서 “우리는 등에 칼이 꽂히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 반역에 직면했다”며 “과도한 야망과 사욕이 조국과 국민에 대한 배반으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군이 자신들을 공격했다며 우크라이나를 벗어나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노두로 진입해 군 시설을 장악한 상태다. 이들은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500㎞ 거리에 있는 보로네즈도 접수했다.
러시아 정부는 프리고진에 대한 체포령을 거두지 않고 모스크바와 보로네즈 지역에 대테러 작전 체제를 발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