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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리 합참의장 “알 카다에 재편선 가능성 높아”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밀리 미 합참의장이 상원 청문회에서 출석해 “아프간 철수 작전은 병참작전의 성과로 볼 수 있지만, 탈레반을 재집권하게 만들었던 점에서 전략적 패배”라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밀리 합참의장은 “탈레반이 9.11 테러를 주도한 알 카에다와 관계를 단절하지 않았다”라면서 “아프간에서 알 카에다가 재편성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밀리 합참의장의 경고가 의원들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초 아프간 철군 후 가진 대국민 연설에서 “12만명 이상의 아프간인과 미국인 등을 구출해낸 미군의 공수작전은 대단한 성공”이라고 자평한 바 있다. 밀리 합참의장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바이든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부정한 셈이다. 아프간 철군 이후 지지율 하락을 겪었던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밀리 합참의장의 지적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단 분석이다.
함께 청문회에 출석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 또한 아프간 사태가 이토록 급박하게 돌아갈 것이라곤 예측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아프간 정규군이 너무 쉽게 수도 카불을 내준 것을 두고 “예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일”이라면서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건 비정직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프간 정부의 부패와 고위층의 형편없는 지도력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前) 대통령이 아프간 철군을 골자로 탈레반과 맺은 ‘도하 협정’를 두고선 “우리는 탈레반 지휘관들이 도하 협정의 결과가 가져올 눈덩이 같은 효과를 예상하지 못했다”라면서 “도하 협정 자체가 아프간 군인들에게 사기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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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든, 美 군 수뇌부 조언 무시했단 의혹도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국방부 수뇌부들의 조언을 무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밀리 합참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최소한 2500명 규모의 군대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기억상 나에게 그러한 조언을 한 사람은 없다”라고 부정했다.
톰 코튼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밀리 합참의장에게 “조언이 무시당했는데, 왜 사퇴하지 않았느냐”라고 지적하자 그는 “장성들의 조언을 미국 대통령이 꼭 따라야 할 이유는 없다”라면서 “우리(미국 군인)의 역할은 어떤 명령을 수락하고 수행해야 할지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물론 바이든에게도 철군 날짜를 특정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고 했다.
미군은 지난 2001년 9.11테러 주범인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알 카에다’를 비호한단 이유로 아프간을 대대적으로 침공했다. 당시 알 카에다와 유착관계던 탈레반 정권이 축출되고 민주 정부가 세워졌지만, 탈레반의 지속적인 공격으로 미군의 인적, 물적 피해는 지속적으로 쌓여갔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아프간 철군을 결정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미군 철수를 완료했다.
문제는 미군이 철수를 공식화자 탈레반들이 본격적으로 아프간 정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결국 지난달 15일 수도 카불이 합락되면서 탈레반은 재집권에 성공했지만, 미군은 철군을 유지한단 뜻을 고수했다. 이 과정에서 이슬람국가(IS)-호라산의 자살폭탄 테러 공격으로 미군 13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피해도 불거지며 바이든 대통령은 큰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