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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23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일본과 한국의 유통시장의 흐름을 보면 성장을 주도하는 건 백화점이 아니라 쇼핑몰”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소비의 주체인 MZ세대가 원하는 쇼핑 환경 관점에서 보면 쇼핑몰 사업의 성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일본 시장에선 백화점은 2013년 대비 15% 역성장했지만 쇼핑몰은 13% 신장했다. 롯데백화점은 한국 시장도 오는 2030년까지 백화점은 매년 2% 성장에 그치는 반면 쇼핑몰은 17%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절대적인 규모로는 백화점이 아직까진 압도적이지만 성장률로만 보면 쇼핑몰이 더 높다는 의미다.
롯데백화점은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한 롯데월드몰이 이후 매년 25%씩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고 베트남에선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연말까지 3000억원 매출 달성이 점쳐지는 등 쇼핑몰 사업에서 일부 성과를 보고 있다. 이 같은 경험이 이번 대규모 투자 결정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이 추진할 미래형 쇼핑몰 사업의 ‘시작’은 24일 그랜드오픈하는 ‘타임빌라스 수원점’이다. 타임빌라스 수원점은 기존 백화점 면적의 70%를 바꾸는 역대 최대 개편 프로젝트다.
정 대표는 “타임빌라스 수원점을 시작으로 오는 2030년까지 7조원을 투자해 국내 13개, 해외 2개 이상의 쇼핑몰을 구축·확대해나갈 것”이라며 “경쟁사들의 쇼핑몰과 달리 롯데는 ‘도심에 더 가깝게’, ‘더 다양하게’, ‘더 품격있게’ 등 3개 키워드로 차별화를 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롯데백화점은 이미 송도, 대구 수성 등 9개 부지를 쇼핑몰 사업 부지로 전환하며 쇼핑몰 사업 기반을 닦아 왔다. 현재 확보한 부지는 △송도 △전주 △상암 △대구 수성(이하 신규 출점 부지) △김해 △광복 △인천 △파주 △의왕(이하 증축 부지) 등 9곳이다.
정 대표는 “롯데그룹은 쇼핑, 부동산 관리, 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콘텐츠를 보유한 계열사들 있어 이들과도 쇼핑몰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향후엔 쇼핑몰을 주거, 숙박, 업무 등을 결합한 멀티 컴플렉스로 개발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했다.
롯데백화점은 쇼핑몰 사업에서 오는 2030년까지 6조 6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쇼핑몰 시장에서도 점유율 51%를 차지, 1위 사업자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내부 쇼핑몰 매출 비중도 현재 1%에서 6년 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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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의 공격적인 결정은 최근의 위기 상황이 한몫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백화점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조 5945억원으로 전년 동기(-0.6%)와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22.1%나 줄어든 1520억원에 그쳤다. 경쟁사보다 2배 이상 많은 32개 점포를 갖고 있음에도 최근 유통가에서 힘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롯데 유통군 전반으로 봐도 상황은 좋지 않다.
경쟁사(신세계백화점) 출신으로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한 정 대표는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등을 성공시키며 그룹 내 신뢰도를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위기 속에서도 7조원이라는 투자를 이끌 수 있었던 배경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그룹 차원에서도 쇼핑몰 사업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며 “적극 지원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고 했다.
물론 우려점도 있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라 투자비용이 늘어나서다. 지방자치단체 인허가와 지역 상생 문제, 입점업체(테넌트)의 공간 활용 역량 부족 등도 변수로 꼽힌다.
정 대표는 “다행히 10여년 전부터 지자체들과 여러 프로젝트 등을 준비하면서 인허가 문제도 어느 정도 미리 해결을 했다”며 “투자금 조달에 대해선 현재 자체 보유한 자금과 매년 발생하는 상각전영업이익(EDITDA) 범위에서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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