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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출산까지 ‘동의’ 하지만…"내 새끼는 안돼"

이지현 기자I 2025.01.26 13:09:21

■통계로 보는 그래도 가족②
2023년 여성가족패널조사
'반드시 결혼' 10년만에 '뚝'
일반적 비혼 출산 동의 24%
내 자녀의 비혼 출산은 18%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비혼’을 지지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변하며 꼭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내 자녀의 비혼출산’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변하는 것이 부모마음이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웨딩거리 한 웨딩드레스 판매점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6일 여성정책연구원의 ‘2023년 여성가족패널조사’에서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라는 물음에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 52.8%나 됐다. 2명 중 1명은 ‘비혼’을 지지한 것이다.

반면 ‘그렇다’라는 답변은 47.2%에 그쳤다. 2012년 4차 조사 때만 해도 61.6%에 이르던 ‘결혼은 해야 한다’는 인식이 10년만에 14.4%포인트나 줄었다. ‘나 혼자 산다’와 같이 싱글 라이프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문화가 확산한 영향으로 보인다.

내 자녀의 ‘비혼’ 지지율은 더 높았다. ‘자녀의 다양한 결혼 모습에 대한 응답자 수용도 조사’에서 ‘성인 나이에 결혼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미혼(비혼)으로 사는 것’에 대해 묻자, 67.5%가 ‘수용’이라고 답했다. ‘수용 불가’는 32.5%였다. 3명 중 2명 이상이 자녀의 ‘비혼’ 결정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비혼 출산은 어떨까? 결혼관 중 ‘결혼하지 않아도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다’는 물음에 24.2%가 ‘그렇다’고 답했다. 2014년 조사에서 13.7%에 불과했던 것이 10년만에 10.5%포인트나 늘었다. 여전히 비혼출산을 반대하는 이들이 더 많지만, 초저출생의 영향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 자녀에게 이를 대입했을 때 상황은 조금 달라졌다. ‘자녀의 다양한 가족 모습에 대한 응답자 수용도’ 조사에서 ‘남녀가 법적 부부가 되지 않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에 대해 묻자 ‘수용’ 답변은 18.8%에 그쳤다. ‘미혼(비혼) 1인 가구가 보조생식기술(기증된 난자·정자에 의한 인공수정, 대리모 출산 등)을 사용해 혼자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에 대해서도 18.7%만 ‘수용’ 의사를 드러냈다.

자녀를 낳고 양육한다면 법적 혼인관계로 보호받는 상황에서 자녀를 양육해야 한다는 인식이 ‘내 자녀’에게 더 많이 반영되는 것으로 보인다.

부모와 자녀의 대화 주제는 연령에 따라 조금씩 달라졌지만, 주된 관심사는 결국 자녀의 일상생활이었다.

초·중·고 자녀와의 대화 주제는 △학교생활(35.4%) △생활 습관(21%) △학업성적과 진학(18.3%) 등으로 학교, 생활, 성적 등이 대화 키워드였다. 미혼 자녀와의 대화 주제는 △직장생활(19.9%) △이성 친구나 결혼 계획(14.1%) △취업이나 진로(12.3%) 등으로 취업, 진로, 직장생활, 결혼 등이 주된 관심사로 꼽혔다. 기혼 성인 자녀와의 대화 주제는 △일반적인 세상 돌아가는 일(27.8%) △손자녀의 돌봄(24.6%) △부모와 자녀의 건강 문제(17.8%) 등으로 나타났다.

‘대화를 거의 하지 않는다’라는 답변은 자녀가 초·중·고 때 1.3%였던 것이 결혼 전 청년기에 3.9%나 늘었다. 하지만, 결혼 후 1.6%로 다시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여성가족패널조사는 2007년부터 약 1만여명의 여성 패널을 대상으로 여성의 생애주기별 경험적 삶을 조망하며 2008년부터는 2년마다 실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9차 조사로 2022년에 수행돼 2023년에 완료됐다.

여성정책연구원 3~9차 여성가족패널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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