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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남부 버지니아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같은 날 아침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ABC는) 불공정성이 가장 심한 단일 네트워크”라며 “ABC는 정말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5일 밤에도 트루스소셜에 올린 게시물에서 ABC방송이 자신에게 편향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 아침 ABC의 가짜뉴스를 시청했는데, 무게감 없는 조나단 칼이 터무니없고 편향적으로 톰 코튼(아칸소 공화당 상원의원)과 소위 트럼프 증오자들을 인터뷰했다”며 “왜 내가 이런 상황에서 해리스와 이 방송에서 인터뷰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도나 브라질처럼 ABC 수장도 카멀라 해리스에게 질문을 넘길 것인가? 리틀 조지 스테파노폴로스(ABC뉴스 수석 앵커)는 어디있는가? 그도 참여할 것인가. 그들은 답해야 할 질문이 너무 많다. 왜 해리스는 폭스, NBC, CBS, 그리고 심지어 CNN조차 거부했을까. 지켜봐라”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ABC 토론회 비판은 양 진영이 토론회 규칙을 가지고 힘겨루기를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폴리티코와 NBC뉴스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 측은 상대방이 발언하는 중에서도 마이크를 계속 켜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마이크를 꺼둘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는 지난 6월 CNN에서 방송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토론회 입장에서 180도 바뀐 것이다. 당시 바이든 측은 마이크 소리를 꺼 달라고 요청했고, 트럼프 측은 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토론회는 상대방이 발언하는 동안에는 마이크를 끄는 것으로 결론이 났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했다는 분석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질문에 횡설수설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노출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대방을 비방하는 발언은 묻혔기 때문이다.
2020년 대선에서는 마이크 소리가 상대방 발언 중에도 켜져 있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대방의 말을 끊고 비방하는 모습에 지지율이 하락했다.
검사출신인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기보다는 즉각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형식이 도움이 될 것이란 견해가 나온다. 해리스 캠프 대변인 브라이언 팰런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ABC와 10월 토론을 주최하려는 다른 방송사에 두 후보의 마이크가 전체 방송 내내 생중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캠프 대변인 제이슨 밀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ABC방송에서의 토론을 수락한 것은 CNN 토론과 “정확히 동일한 조건”이 전제된 것이라고 밝혔다. 밀러 대변인은 해리스 부통령이 토론 중 착석하고 메모를 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도 주장했으나 해리스 캠프는 이를 부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 측에 총 3회의 토론을 열자고 해리스 진영에 제안했다. 합의가 이뤄진 10일을 비롯해 9월 4일 폭스 뉴스, 9월 25일 NBC TV가 각각 주관하는 형태다. 해리스 부통령 층은 폭스뉴스 토론회는 거부했다. 25일 토론회 개최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