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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령자, 직장연금 축소·건강 문제로 조기 은퇴…"재취업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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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 기자I 2022.02.06 12:00:00

한은, 해외경제포커스
고령자 조기 은퇴에 노동시장참가율, 회복 더뎌
직장 다녀봤자 연금 혜택 없고…건강 걱정도 커져
코로나 우려 완화돼야 복귀하나 쉽지 않아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에선 구인 1명당 실업자 수가 0.7명으로 구인란이 지속되고 있다. 구인란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고령자의 조기 은퇴가 꼽히고 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건강상의 우려가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또 직장에 다녀봤자 연금 혜택이 크게 줄어든 것도 퇴직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됐다.

(출처: 한국은행)
6일 한은이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에 따르면 미국의 노동시장 참가율은 작년 12월 61.9%로 코로나 위기 이전인 2020년 2월 63.4%보다 낮은 상태다. 실업률은 3.9%로 빠르게 낮아지면서 팬데믹 직전 수준에 근접했는데 노동시장 참가율은 회복이 더디다.

노동시장 참가율이 낮은 것은 고령층 근로자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노동시장에서 이탈, 실직했고 재취업하지 않은 영향이 가장 크다. 코로나 확산 초기 전체 고령층 근로자 중 약 48%가 감염병이 근로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고 이들 중 42%, 즉 전체의 20.4%는 일자리를 잃었다. 다시 이들을 세분화하면 67.1%는 다른 일자리를 찾았으나 9.4%는 여전히 실업 상태에 있고 나머지 23.5%는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 은퇴했다.

특히 초고령층에서 조기 은퇴가 많아졌다. 2018년과 2020년을 비교한 결과 55~61세는 경제활동참가율이 0.1%포인트 하락한 반면 중고령층(62~66세)은 1.7%포인트 떨어졌다. 초고령층(67~70세)은 6.3%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들은 왜 재취업 대신 은퇴를 선택했을까. 한은이 미국 고령자 패널데이터(2010~2020년)를 이용해 코로나19 이후 고령자의 조기은퇴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직장 연금 혜택 축소와 건강보험 혜택 축소가 고령층 근로자의 근로의욕을 크게 낮춘 것으로 평가됐다.

코로나19 이후 실직과 재취업 과정을 거치면서 기존 일터에선 직장 연금을 보유했는데 새로운 일자리에선 연금을 못 받는 경우가 생기자 일자리를 구하는 것을 포기해 버리는 사례가 나타난 것이다. 확정급여(DB)형, 확정기여(DC)형 등 퇴직연금을 보유하고 있다면 은퇴 가능성이 각각 13.4%, 21.3% 줄어드는 데 새 일터는 연금을 주지 않다보니 오히려 은퇴 가능성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로 기업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근로시간이 단축되면서 직장에 다녀도 건강보험 혜택이 크게 축소됐다. 2020년 2~7월중 약 1200만명이 일자리와 연계된 직장 건강보험 혜택을 잃었다. 직장 건강보험 혜택 수혜자는 그렇지 않은 근로자에 비해 노동시장 이탈 확률이 7.8%나 감소했다. 코로나19가 자신의 건강 상태를 위협할 것이란 두려움이 조기 은퇴를 부추겼다. 본인의 건강을 ‘보통’이나 ‘나쁨’으로 인식하는 고령자는 ‘좋음’으로 인식하는 고령자에 비해 은퇴를 선택할 확률이 각각 2.4%, 5.9% 높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오태희 한은 국제종합팀 과장은 “고령자 조기은퇴 현상의 대부분은 연금혜택, 건강보험, 건강상태의 변화를 통해 설명된다”며 “일반적으로 언급되는 자산가격 상승, 정부로부터의 이전소득 증대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돼야 고령자가 노동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오 과장은 “고령자가 노동시장에 재진입하기 위해선 여타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물리적, 심리적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또 (퇴직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발생하는 인적자본 손실로 이들의 근로유인의 약화되는 문제 등이 고령층 노동시장 재진입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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