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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결합은 고금리 기조,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2021년 1113건이었던 기업결합 심사는 2022년 1027건에 이어 지난해 927건으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금액 기준으로 보면 외국 기업들 사이 대규모 인수로 인해 431조원에 달했다. 대표적인 ‘빅딜’을 규모별로 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블리자드 인수(89조원) △브로드컴의 브이엠웨어 인수(78조원) △뉴몬트의 뉴크레스트 인수(49조원) 이다. 공정위는 지난 2022년 말 국제기업결합과를 신설해 해외 경쟁당국과 공조를 확대하는 등 국제 기업결합심사 역량을 키웠다.
주체별로 보면 국내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739건으로 전년 대비 137건 줄어들었고, 금액 기준으로는 3조원 감소한 55조원이었다. 이중 국내기업에 의한 외국기업 결합은 전년 대비 건수와 금액 모두 늘어나는 추이를 보였다.
대기업 집단에 의한 기업 결합은 231건으로, 국내 기업결합 중 비중은 31.2%를 차지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약 30조원으로 전체의 절반에 육박했다. 기업결합 신고가 가장 많았던 곳은 SK(26건)이고, 중흥건설(13건)과 한화(9건)가 그 뒤를 이었다.
외국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심사 건수는 전년 대비 37건 늘어난 188건, 금액은 108조원 늘어난 376조원이었다. 다만 작년 중 접수부터 처리까지 완료된 기준으로 보면 금액은 206조원이다. 신고 회사의 국적은 일본(35건)이 가장 많고 미국(29건), 싱가포르(19건) 순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서비스업이 전체의 67.7%, 제조업이 32.3%의 비중을 차지하며 가장 활발했다. 제조업 내에서는 전기전자 및 기계금속 분야의 결합이 활발했고, 서비스업 내에서는 금융과 정보통신방송 분야 결합이 두드러졌다.
구체적으로는 전기차 수요 확대에 따라 2차전지 분야의 기업 결합이 활발했다. 수직계열화(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주식 취득)는 물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비하기 위해 공급망 재편, 유럽연합(EU) 친환경 정책에 따른 배터리 재활용 합작회사 설립 등이 있었다. 삼성SDI-GM,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회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신용정보보호법 개정에 따라 진입규제가 완화된 신용정보업 분야에서도 통신 3사 등 5개 사업자들이 합작회사를 세우며 신규 진입이 이뤄졌다.
한편 공정위는 올해 8월부터 경쟁제한 우려가 희박한 기업결합에 대해서는 신고 면제를 적용하는 등 효율적인 심사를 통해 디지털 전환 등에 대응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의 혁신과 성장 지원을 위한 효율화는 물론, 경쟁 제한 우려가 있는 영역에는 엄중이 대응해 시장 경쟁과 소비자를 보존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