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스위스 로슈의 유방암 및 위암 치료제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트주맙)이다. 2020년 기준 글로벌 시장 매출액은 38억 9196달러(당시 한화 약 4조5925억원)로 전체 의약품 중 매출 26위를 기록한 블록버스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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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셉틴의 성분인 트라스트주맙은 인간표피성장인자수용체(HER) 2 양성 유방암과 위암 대상 정맥주사형 표적치료제로 개발된 단일클론항체다. HER2는 특히 유방암의 발달과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초기 유방암 환자의 20~30%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HER2는 위나 폐의 선암, 자궁 내막 관련 암 등의 환자 일부에서도 과발현한다.
미국 생명공학기업 제넨텍과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공대(UCLA)가 1992년 공동으로 트라스트주맙을 발굴해 첫 임상을 시작했다. 이후 해당 약물에 대한 권한을 획득한 제넨텍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신속 심사(패스트 트랙) 대상으로 지정받는 데 성공했고, 1998년 9월 HER2 양성 전이성 유방함 치료제로 최초로 판매 승인됐다. 2000년 8월 유럽의약품청(EMA)로부터 같은 적응증으로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2009년 제넨텍을 인수 합병한 로슈가 허셉틴을 보유하게 됐다. 같은 해 로슈는 EMA로부터 허셉틴에 대한 전이성 위암 관련 적응증을 추가하는 데 성공했다. 2014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HER2 양성 초기 또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로슈 측은 최근에도 허셉틴과 관련한 병용요법 관련 적응증 확대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5월 FDA는 국소 진행성 절제 불가능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 또는 위식도 접합부(GEJ) 선암종 환자의 1차 치료를 위해 허셉틴과 플루오로피리미딘 및 백금 함유 화학요법 둥 병용요법을 추가 승인했다. 이처럼 현재 한국, 유럽, 미국 등을 포함한 국가에서 유방암 및 위암 등 여러 암 치료제로 허셉틴이 두루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허셉틴의 물질특허는 2014년 유럽에서, 2019년 미국에서 만료됐다. 이후 20여 개 국내외 기업이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데 성공하거나 현재도 활발하게 관련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2017년 EMA로부터 허셉틴바이오시밀러 ‘SB3’(유럽 제품명 온트루잔트)의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FDA도 2019년 SB3를 허가했다. 또 셀트리온(068270)도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를 개발해 2014년 식약처의 품목 허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회사 측은 2018년 허쥬마에 대한 EMA와 FDA의 품목 허가도 획득했다.
이 밖에도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에서 승인된 가장 대표적인 허셉틴 바이오 시밀러로 인도 바이오콘과 미국 마일란 파마슈티컬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오기브리’, 미국 암젠과 엘러간의 ‘칸잔티’, 미국 화이자의 ‘트라지메라’ 등이 있다.
이와 같은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으로 허셉틴의 매출은 최근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제약 전문매체 ‘드럭 디스커버리 앤 디벨럽먼트’에 따르면 허셉틴은 2021년 약 24억6339만 달러(약 3조 1531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매출 기준 전체 의약품 중 49위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지난달 20일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950210)가 신청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 ‘HD201’의 품목 허가 건에 대해 EMA가 부정적 의견을 통보했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23일 EMA에 자사 물질 관련 품목 허가를 재신청했다고 재공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