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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자녀 명의로 주식을 사 모으는 30대 부모들의 셈법은 갈수록 치밀해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미성년자 주주 수는 2019년 약 10만명에서 2024년 78만명 수준으로 5년 만에 약 8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민 주식인 삼성전자 한 종목만 들고 있는 미성년 주주도 40만명에 육박한다.
과거 부모들이 자녀 이름으로 단순히 예적금 통장을 만들어주거나 우량주만 무작정 모으던 것과는 양상이 전혀 다르다. 최근의 젊은 부모들은 반도체 장비 업체나 ESS 부품주처럼 확실한 실적 턴어라운드와 우상향 모멘텀을 가진 소부장 종목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아이의 계좌에 담는다. 어린이날 선물이나 세뱃돈 명목의 푼돈이 생길 때마다 소비성 재화 대신 기업의 지분을 사 모으는 것이다.
이 거대한 조기 투자의 이면에는 피땀 흘려 번 월급만으로는 자산 가치 상승 속도를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는 2030 세대의 뼈저린 현실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평생을 성실하게 일하고 저축해도 평범한 내 집 마련조차 사치로 전락한 인플레이션 시대에, 자녀에게 낡은 노동의 가치만 가르치는 것은 직무 유기에 가깝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은행의 금리 동결 기조와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당장 쥐여주는 장난감의 즐거움을 유보하는 대신 자본주의의 거대한 파도에 아이의 자본을 미리 띄워두려는 치밀한 생존 전략이자 방어전이다.
30대 부모에게 자녀 계좌의 빨간불은 단순한 수익률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물가는 치솟고 커리어의 미래는 팍팍하지만, 내 아이의 자본이 글로벌 경제의 핵심 기술을 이끄는 기업들과 함께 호흡하며 불어나는 과정을 지켜보는 순간만큼은 부모로서의 확실한 효능감을 얻을 수 있다. 당장의 서운함을 달래주는 플라스틱 로봇보다, 훗날 스무 살이 된 아이에게 쥐여줄 두둑한 증권 계좌가 진짜 사랑이자 든든한 무기가 될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현대인의 어린이날 선물 투자는 멀리서 보면 똑똑한 금융 영재 교육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무자비한 자본주의에서 내 아이만은 벼락거지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눈물겨운 발버둥이다. 내일 아침 다시 묵묵히 지옥철에 몸을 싣고 내 월급을 채굴하려면, 오늘 밤 어떻게든 아이의 주식 창을 바라보며 장기투자, 복리의 마법을 굳게 믿어야만 한다. 팍팍한 현실을 맨정신으로 버티기 어렵다면, 최후의 보루로 아이 계좌에 주식 한 주라도 든든하게 담아두는 수밖에 없다. 오늘 밤도 캔들 차트의 타점과 아이의 투정 사이에서 치열한 줄타기를 하며 매수 버튼을 누를 모든 부모들의 성공적인 우상향을 열렬히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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