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의 지난해 말 기준 미수금을 포함한 매출채권은 총 4767억원으로 전년 말 3445억원 대비 38.4% 증가했다. 이 중 회수 가능성이 낮은 개별적으로 손상된 채권은 2768억원으로 같은 기간 445억원 대비 5배 이상 폭증했다. 이는 전체 매출채권의 58.1%에 해당하는 수치다.
건설사의 매출채권에는 공사미수금과 분양미수금이 포함된다. 건설 공사는 장기간에 걸쳐 공사 진행률에 따라 발주처로부터 대금을 회수하게 된다. 만약 이 과정에서 공정률을 인정받지 못하거나 수주금액을 초과한 실제 공사비를 받지 못하면 매출채권에 반영된다. 건설사의 매출채권 증가 요인으로는 공사 기간 지연과 원가 상승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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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후 미분양 사업장인 대구 수성4가 현장과 공사가 진행 중인 대구 칠성동 현장 등에서 지난해까지 600억원 이상의 미분양 관련 손실이 반영됐다. 주택경기 및 분양여건 부진이 지속될 경우 진행 현장에 대한 추가적인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미수금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신세계건설의 현금흐름 둔화세가 가팔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높아진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세계건설 입장에서 현금흐름 둔화는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신세계건설의 지난해 말 기준 매출채권 회전율과 회전일수는 각각 3.2회, 115.8일로 전년 말 대비 회전율은 1회 줄었고 회전일수는 28일 늘었다. 즉 88일이면 충분했던 신세계건설의 매출채권 회수 기간이 떨어진 회전율 탓에 115일로 대폭 길어진 것이다.
매출채권 회전율이 매출채권의 현금화까지 걸리는 시간을 나타내는 지표라는 점을 고려하면 회전율이 낮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매출채권의 매출화가 늦어질 수로 회수 가능성 역시 낮아져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실제 신세계건설의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755억원으로 적자 폭이 전년 보다 10배 가까이 커졌다.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역시 -1596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이에 따른 EBITDA마진율은 -10.6%다.
EBITDA 마진율은 EBITDA에서 매출을 나눈 것으로 매출 중 감가상각과 세금, 이자 차감 전 이익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가 향후 신세계건설의 신용등급 상향 요건으로 EBITDA 마진율 5% 이상 유지를 제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은 신용도 개선이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민 한신평 애널리스트는 “신세계건설이 매출채권에 따른 손실을 선반영한 부분이 있어 지난해 만큼 적자 규모가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유의미한 수준으로 개선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신평은 지난 22일 신세계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기존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신세계건설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951.8%로 전년 말 265% 대비 686.8%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