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26일 이른 아침부터 서울중앙지법 앞은 방송차량의 마이크 소리로 소란스러운 모습이었다. 이날 구속 기로에 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법원에 출석하기 이전부터 법원 앞은 양 쪽으로 나뉘어 각각 ‘기각’과 ‘인용’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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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8시 무렵부터 중앙지법 인근에는 경찰 차량이 배치돼 있는 상태였다. 법원삼거리 양쪽에는 이 대표의 지지자들과 반대자들, 반으로 갈라져 각각 노래를 틀거나, 이 대표의 출석에 맞춘 아침 집회를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경찰은 이들 간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펜스 등을 설치해뒀다.
이 대표 측 지지자들 일부는 전날부터 구속영장 기각을 촉구하는 촛불 문화제를 열기도 했다. 파란 천막을 아래에서 모인 이들 중 일부는 유튜브로 현장을 중계하기도 했다. 반대편의 애국순찰팀, 신자유연대와 자유대한호국단 등 보수 성향 단체들은 “이재명 구속”, “싹 다 구속”, “사기 단식” 등의 구호가 담긴 방송을 거듭 틀며 구속영장 인용을 촉구했다. 이들 중 일부는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래에 맞춰 ‘이재명을 구속하라’는 가사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영장심사가 열리는 중앙지법 서관 등 인근도 아침부터 분주한 모습이었다. 직접 쓴 피켓을 들고 이 대표를 기다리겠다는 이들은 물론, 삼각대 등을 든 유튜버들은 일찍부터 자리를 잡은 상태다. 경찰은 계단과 입구 등 법원 곳곳에 배치돼 동선을 확인하고 인파 관리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부터 윤석열 정부의 국정 쇄신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이어왔다. 지난 23일부터는 단식을 중단한 상태지만, 건강 상태가 악화된 만큼 회복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그는 의료진들의 지시에 따라 법원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이날 이 대표의 별도 입장 표명은 없을 예정이다.
앞서 지난 21일 국회에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찬성 149명으로 통과됐다. 당시 표결을 전후해서도 이 대표의 지지자와 반대자가 몰려 국회 인근은 혼란이 빚어졌다. 체포안 통과 직후에는 흥분한 지지자들이 국회 진입을 시도해 국회의사당역 일부 출구가 폐쇄되기도 했다.
한편 이 대표의 구속 기로는 이르면 오는 26일 이른 새벽 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