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배정 증자 참여했더니 신주 수익률 `짭짤`

박형수 기자I 2016.06.15 06:50:00

세종텔레콤 상장 당일 주가 신주 대비 67% 높아
주주배정 증자 할인율 자유…주가 대비 20~30% 싸게 발행
할인율·자금 사용 목적 등 고려해 투자여부 결정해야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올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어 미리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최대주주가 자금여력이 있는 경우 주주배정을 통해 지분 희석을 최소화하면서도 신규사업 자금을 마련하려는 상장사도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일반 주주는 배정받은 신주를 인수해야할지 고민이 깊어질 수 있는데 신주 인수가 수익률 관리에 유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4월까지 코스닥 상장사가 주식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은 14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5억원 대비 225.7% 증가했다. 증자에 나선 상장사도 3개사에서 6개사로 늘었다.

(자료=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세종텔레콤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630억원을 조달했다. 신주발행가격은 719원으로 발행가격을 확정할 당시 주가 993원보다 28% 가량 쌌다. 기존 주가보다 신주가격이 낮았던 덕분에 주주배정 물량은 100% 소진됐고 세종텔레콤은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신주는 지난 4월12일 상장했고 당일 주가는 1200원에서 1315원 사이에서 움직였다. 신주 수익률이 최소 66.9% 가량 날 수 있었던 셈. 이보다 한 달 앞서 자금을 조달한 에스앤유도 신주발행가격을 당시 주가보다 30% 이상 낮은 2895원으로 확정했다. 신주 상장일 주가는 4930원으로 70%가 넘는 수익을 냈다. 우리이앤엘 네오디안테크놀로지 등도 신주가격보다 20~30% 높은 가격으로 거래됐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일반배정 유상증자와 달리 신주가격을 정할 때 할인율 제한을 받지 않는다.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제5-18조에 따라 주주배정과 주주 우선공모증자 시 할인율 등을 자유롭게 산정할 수 있다. 최대주주가 자금력이 있는 경우라면 주주배정 증자를 통해 신주 가격을 큰 폭으로 낮춰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 주주 가운데 신주를 인수할 여력이 없을 땐 신주인수권을 팔 수 있다. 일반투자자는 신주인수권을 사면 증자에 참여할 수 있고 장내에서 거래되는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 때문에 최근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시중자금이 갈 곳을 찾지 못하자 대다수 주주배정 증자에 나선 상장사가 계획했던 신주를 100%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금을 꼭 조달해야 하는 상장사는 일반배정 증자보다 할인율이 높은 주주배정 증자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신주를 배정받은 주주는 할인율과 자금 사용목적 등을 고려해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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