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제공] 3색신호등 졸속 추진과 관련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경찰이 일반 주민까지 동원해 경찰 성과에 대한 자체 홍보물을 제작 배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은 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경찰 개혁 성과에 대한 홍보물 1백만부를 전국적으로 배포하겠다는 내부공문을 각 지방경찰청을 비롯한 일선에 하달했다.
CBS가 입수한 '홍보물 배부 계획 내부 지침'에 따르면 경찰청은 관내 지구대장(파출소장)과 형사들은 물론 이장과 통반장 등 '일반주민'까지 동원해 홍보물 배포에 적극 나섰다.
배부계획은 국회의원과 대학교수 등 이른바 지역 오피니언 리더를 겨냥한 '전략배부'와 치안서비스의 실질 수요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직접배부', 지자체 등을 활용한 '간접배부' 등 3단계로 나눠져있다.
파출소장과 정보과 형사 등 경찰들은 관내 국회의원과 대학교수, 기자 등에 대한 전략배부를 담당하고, 이장과 통반장 등은 반상회 등을 통해 직접배부나 간접배부 형태로 홍보물을 전달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지구대장(파출소장)등은 관내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등을 방문해 교장을 만난뒤 홍보물을 전달하고 학생들에 대한 홍보를 요청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경찰은 지자체와 소방서, 보건소, 우체국, 농협 등을 방문해 경찰 홍보물 배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보물에는 G20 정상회의 개최와 경찰치안활동 등 조현오 현 경찰청장의 취임 이후 일들에 대한 '치적'이 담겨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홍보물의 제작과 배포를 조현오 경찰청장의 측근들이 포진해 있다고 알려진 경찰청내 '기본과 원칙 추진구현단'이 주도했다.
또, 이 홍보물 제작을 위해 예산 1억2천만원을 들였다.
경찰은 3색 신호등 도입과 관련해 홍보부족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아왔고, 조현오 청장은 3색 신호등 추진이 무산된 16일 " 홍보부족"이라고 스스로 인정했다.
이 때문에 경찰 내부에서는 자화자찬식 홍보물을 제작하느라 1억원이 넘는 예산과 주민까지 동원해 배포할 정도로 정성을 들이는 것 보다는 차라리 3색 신호등 홍보에 더 집중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쓴 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3색 신호등의 필요성에 대해 정작 국민들이 알아야 할 부분을 알리지 않아 관련사고가 여러 건 발생한 사실과 비교해 홍보물 제작은 그야말로 엉뚱한 부분에 불필요한 돈을 쓴 셈"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