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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촌자이르네는 2022년 5월 과공급 이야기가 돌았던 대구에 고분양가 논란까지 겹쳐 1, 2순위 경쟁률은 607가구 모집에 501건으로 미달을 기록했다. 미분양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시행사는 17~25%, 최대 2억 6000만원 할인까지 나섰다. 기존 10억 7000만~11억 5000만원 수준이던 84㎡ 분양가가 8억 3500만~9억 9300만원(발코니 확장 포함) 수준으로 떨어진 것. 가장 저렴하게 할인분양을 받았다면 산술적으로 2년여 만에 4억여원의 차익을 본 것이다.
이에 앞서 이곳 견본주택에서는 한 계약자가 ‘분양대행사 직원에게 계약률을 속아 계약했다’고 주장하면서 전시된 수억원대 아파트 모형에 의자를 집어던지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할인분양까지 쓰는 강수 끝에 해당 아파트는 이듬해 10월 완판됐다. 이후 대구 부동산 시장이 전국에서도 가장 안 좋은 성적표를 거듭했음에도 시세가 상당히 올랐다.
수성구는 이달에만 ‘수성골드클래스더센텀’(2021년), ‘힐스테이트황금엘포레’(2022년) 등 신축에서 나란히 신고가가 올라오기도 했다. 수성골드클래스더센텀 84㎡은 이달 14일, 6억 8000만원(19층)을 찍어 기존 최고가인 6억 6700만원(2023년 10월, 23층)을 갈아치웠다. 힐스테이트황금엘포레 75㎡는 이달 초 7억 5000만원(8층)에 거래됐는데, 직전 최고가(지난해 12월, 7억 3000만원·12층)를 3개월 만에 갈아치웠다. 지난해 8월까지 7억원대 후반에서 거래되던 84㎡ 역시 연말에는 9억원까지 빠르게 올랐다.
업계에서는 전체적인 집값 회복은 내후년 이후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의 적정 입주수요는 연간 1만 2000가구 정도로 추산된다. 하지만 2023년에는 무려 3만 5000여가구, 지난해에도 2만 3000여가구 등 입주 폭탄이 수년간 계속됐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1만 가구 이하로 떨어져 2027년에는 1700여가구로 사실상 공급 가뭄을 앞두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대구 부동산 시장은 당분간 전체적인 침체가 이어질 걸로 전망한다. 다만 수성구처럼 학군, 입지, 브랜드 3요소를 갖춘 단지는 실수요 유입과 희소성에 기반해 선별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면서 “2026년 이후 입주물량이 급감하면서 전세 수급이 안정되고, 이를 바탕으로 매매가도 점진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