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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약품의 1분기 매출액은 994억원, 영업이익은 122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6%, 34.6% 늘었다. 분기별로 1000억원가량의 매출을 기록한다면 연매출 4000억원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동화약품의 지난해 매출액이 3404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7.5% 성장하는 셈이다.
동화약품의 지난해 분기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1분기 853억원→2분기 872억원→3분기 835억원→4분기 845억원으로 변동폭이 크진 않다. 그럼에도 올해 1분기 매출액이 994억원으로 급성장하며 원가와 판매관리비 상승에도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1분기 동화약품의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는 각각 468억원, 40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2%, 13.6%씩 늘었다. 동화약품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12.3%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동화약품의 최근 3년간 영업이익률은 8.5%→7.7%→8.8%였다.
동화약품의 1분기 매출을 살펴보면 판콜류와 잇치류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액상감기약 ‘판콜’류의 매출액은 1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3% 증가하고 치약형 잇몸치료제 ‘잇치’는 115억원으로 84.6% 성장했다. 활명수류와 후시딘류의 매출도도 각각 224억원, 61억원으로 9.5%, 26.7% 늘었다.
◇판콜 매출 성장 원인은 엔데믹?…“광고·마케팅 덕”
일각에서는 판콜 매출 성장이 엔데믹 효과라고 보고 있다. 엔데믹으로 마스크 해제가 이뤄지자 인플루엔자가 크게 유행하면서 감기약인 판콜의 매출이 급증했을 것이라는 추정에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1분기에는 코로나19 특수와 함께 엔데믹으로 감기 환자가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실제로 엔데믹 수혜를 입었다고 보기만은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해제한 시점은 지난 5일이며, 한국이 코로나19 펜데믹 종식을 선언한 시점은 지난 11일이다. 따라서 올해 1분기에는 엔데믹으로 보기 애매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는 다른 감기약의 매출을 보더라도 엔데믹 효과로 단정하긴 힘들다. 판콜의 경쟁약이자 동아제약의 감기약 ‘판피린’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 124억원으로 코로나가 유행했던 전년 동기 127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JW중외제약의 종합감기약 ‘화콜’도 올해 1분기 매출 5억원으로 전년 동기(6억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동화약품 내부에서는 적극적인 광고·마케팅 효과가 컸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판콜은 유명 모델을 기용하기보다는 ‘감기 시작했다. 판콜 마셨다’라는 메시지를 통해 브랜드를 인식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동화약품은 해당 메시지를 중점으로 온라인, 프로배구, 차량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광고를 펼치고 있다.
◇잇치의 약진, 올해 연매출 300억원 달성 무난할 듯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잇치의 약진이다. 잇치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15억원으로 1분기 만에 지난해 연매출(199억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러한 추세가 유지된다면 올해 연매출 30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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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잇몸약 ‘인사돌(동국제약)’, ‘이가탄(명인제약)’과 달리 ‘닦으면서 치료하는 잇몸치료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분석이다. 잇몸약 복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손쉽게 잇몸 관리가 가능한 잇치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적 성장에 비해 동화약품의 PER은 지난 3월 기준으로 9.9배에 불과하다. 동일업종 PER이 102.4배인 점을 감안하면 기업가치가 상당히 저평가된 상태라고 추정할 수 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현재 동화약품의 PER이 7배 내외로 저평가 상태”라며 “단기적 관점에서 실적베이스 기업가치 상승분이 주가에 반영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