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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찬, 英 그라모폰상 2관왕…한국 피아니스트 최초

장병호 기자I 2024.10.03 07:39:40

'클래식 음반의 오스카' 세계적 권위 시상식
'쇼팽: 에튀드' 음반 피아노 부문 받아
특별상 '올해의 젊은 예술가' 등 2관왕
정경화·장한나 이어 세 번째 한국인 수상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피아니스트 임윤찬(20)이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 시상식인 영국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그라모폰상) 피아노 부문을 수상했다. 한국 피아니스트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임윤찬이 처음이다.

피아니스트 임윤찬. (사진=빈체로)
임윤찬은 2일 저녁(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쇼팽: 에튀드’ 음반으로 피아노 부문을 수상했다. 특별상인 ‘올해의 젊은 예술가상’도 받아 2관왕을 차지했다.

그라모폰상은 1923년 창간한 영국의 권위 있는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1977년부터 해마다 여는 시상식으로 ‘클래식 음반의 오스카’로 불린다. 피아노, 피아노 제외 악기, 오케스트라, 실내악, 협주곡, 합창, 성악, 현대음악 등 11개 부문에서 수상작을 가린다. 특별상으로 ‘공로상’, ‘올해의 예술가’, ‘올해의 젊은 예술가’, ‘올해의 오케스트라’, ‘올해의 레이블’ 등도 함께 발표한다. 역대 한국인 수상자로는 1990년 실내악 부문과 1994년 협주곡 부문을 받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2003년 협주곡 부문을 수상한 첼리스트 장한나가 있다.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 피아노 부문을 수상한 임윤찬의 ‘쇼팽: 에튀드’ 음반. (사진=그라모폰 홈페이지)
올해 피아노 부문 최종 후보 3개 음반 중 임윤찬은 ‘쇼팽: 에튀드’와 2022년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결선에서 연주한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실황 등 2개 음반을 후보에 올렸다. ‘쇼팽: 에튀드’는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을 1표 차이로 제치고 선정됐다. 임윤찬이 이 부문 1위와 2위를 모두 차지한 셈이다. 그라모폰상에서 피아니스트가 한 부문에 2개 음반을 동시에 최종 후보에 올린 것도 임윤찬이 처음이다. 또 다른 후보는 폴란드 피아니스트 피오토르 안데르셰프스키의 ‘바르톡, 야나체크, 시마노프스키’ 음반이었다.

‘쇼팽: 에튀드’는 임윤찬이 지난 4월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데카(Decca)와 전속계약을 맺고 낸 첫 음반으로 쇼팽의 27개 에튀드(연습곡) 중 24개를 수록했다. 발매 직후 영국 스페셜리스트 클래식 주간 차트(4월 26일~5월 2일) 1위를 차지했다. 그라모폰은 이 음반 리뷰에서 “임윤찬의 쇼팽은 유연하고 깃털처럼 가벼우며 디테일 뿐 아니라 구조적 감각도 매력적이다”라며 “즐겁고 젊음의 활기로 가득하다”고 평했다. ‘쇼팽: 에튀드’ 음반은 그라모폰 5월호 ‘이달의 앨범’으로도 선정됐다.

이날 시상식에서 임윤찬은 특별상인 ‘올해의 젊은 예술가’ 부문도 수상했다. 이 상은 음악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청년 음악가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1993년 한국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장영주)가 12세 때 이 상을 받은 바 있다.

그라모폰 측은 “임윤찬은 경이로운 기술이 뒷받침되는 천부적 재능과 탐구적 음악가 정신을 지닌 피아니스트”라고 평했다. 임윤찬은 이날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따로 밝히진 않았다. 대신 리스트 페트라르카 소네트 104번을 연주해 박수를 받았다.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 ‘올해의 젊은 예술가’ 부문을 수상한 피아니스트 임윤찬. (사진=그라모폰 홈페이지)
임윤찬은 2022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로 우승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음반 발표와 함께 해외 순회공연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10월 폴란드, 그리스, 세르비아 등 유럽에서 공연한 뒤 미국에서 12월 초까지 공연을 이어간다. 11월 28일과 30일, 12월 1일과 2일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공연한다. 12월 중순에는 한국에 들어와 지휘자 파보 예르비가 이끄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내한공연의 협연자로 국내 팬과 다시 만날 예정이다.

한편 올해 그라모폰상 대상 격인 ‘올해의 음반상’은 미국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의 ‘이자이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앨범’ 음반이 차지했다. 힐러리 한은 기악 부문도 수상해 임윤찬과 함께 나란히 2관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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