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핀테크 플랫폼업계를 대표하는 회사로, 올 하반기 중 주식시장 상장(IPO)을 준비하고 있는 (주)핑거의 박민수 대표는 지난 17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43층 본사 회의실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달라진 회사의 위상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때문에 회사의 성장 가능성도 높게 봤다. 그는 “최근 금융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고객들이 가지는 니즈도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고객과 금융회사 간의 간극이 더 커지게 될 것이고, 핀테크 플랫폼업체들이 할 수 있는 일도 더 늘어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핑거라는 회사를 창업해 20년 간 이끌고 있는 박 대표가 진단하고 전망하는 금융핀테크 플랫폼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본다.
-국내 대표 핀테크·디지털뱅킹 솔루션업체지만, B2B기업이라 대중적 인지도는 낮다. 20년 된 핑거는 어떤 회사인가.
△한마디로 이렇게 소개하고 싶다. 우리가 제공하는 스마트뱅킹서비스를 국내 4500만 국민들 중에서 3500만명이 쓰고 있다고. 다만 은행 브랜드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고 우리는 그 시스템을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 쏠(Sol)이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처음 시작부터 10년 이상 우리가 독자적으로 하고 있다. KB금융을 제외한 다른 은행들과도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데, 아마 올 가을부터는 KB와도 서비스를 시작할 것 같다.
-최근 이쪽 분야의 트렌드는 어떤 식인가.
△과거 우리같은 업체들을 SI라고들 통칭했는데, SI사업은 농사에 비유하자면 저희 천수답과 유사하다. 적당히 비가 내려줘야만 그를 통해 성장하는 모델이다. 비가 많이 많이 와도 안되고 적게 와도 안된다. 대외환경 영향을 받는 사업이다보니 지속적인 수익을 취하기 어렵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금융 핀테크 플랫폼업체로 스스로를 규정하고 있다. 이는 기존 SI가 가진 결함을 극복하고 있다. 천수답이 아니라 관개농업을 통해서 물을 가두고 그 물을 활용해서 지속적인 매출 구조를 가져갈 수 있다.
-함께 일하는 방식도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기존 SI는 고객 니즈에 의해서 사업 필요성을 찾아내고 공개 발주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 우리가 하는 방식은 우리와 고객 관계 속에서 같이 연구개발해서 어떤 서비스 구조가 필요하고 업그레이드 해야 하는지를 직접 발굴하고 있다. 기존 금융기관과 고객 간에 간극이 있는데, 이를 메우고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찾아내 이를 은행에 제안하고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제안한다. 그래서 과거 SI와 달리 매출이나 수익성이 나아지고 있다. 또한 이런 부분들이 쌓여 노하우와 경쟁력이 되니 다른 경쟁사들이 따라오기 어려워진다. SI와 달리 이 영역은 경쟁사들이 같이 가기 쉽지 않다고 본다.
|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분야에서 금융회사들과 어떤 사업들을 하고 있나.
△사실 과거에는 은행이 자신들의 개인이나 기업 고객들에게 서비스하고자 하는 것을 우리에게 발주하면 우리는 기술과 인력을 제공해 서비스를 구축하는 일을 주로 했다. 하도급과 같은 식이었다. 그러다 서로 신뢰가 쌓이면서 우리는 추가로 공동사업도 하고 있다. 은행과 조금씩 파트너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다 핀테크 영역이 새로 생겨나면서 고객 니즈와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금융기관들도 이를 다 좇아가기 힘든 상황이 됐다. 그래서 그 사이에 간극이 발생하고 우리같은 업체들이 간극을 메워주고 있다.
-현재 계열에 (주)핀테크와 렌딩사이언스, 핑거비나 등이 속해 있는데. 서로 어떤 사업연관성을 가지고 있나.
△현재 자회사가 8개 있고 이들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액 해외송금과 개인간(P2P) 대출, 비금융정보 신용평가, 마이데이터 등 혁신금융서비스나 지정대리인 등의 서비스도 하고 있다. 이 중 일부는 핑거 내에서 수행하는 사업도 있지만 대부분 독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기존 은행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고객 서비스의 공백을 채우려 하고 있다. 앞으로 시간이 흐를소록 금융회사와 고객 간 간극도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며 우리도 그에 맞춰 지속적으로 그 방향으로 사업을 확대할 것이다. 결국 핑거라는 그룹 내에서 우리가 가진 기능들을 하나로 통합하면 그것이 곧 미래의 금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계열사는 어떤 방식으로 만들고 분화시키나.
△핑거 내에 F1팀이라는 게 있다. `핀테크넘버원`의 약자인데, 새로운 아이템을 사업화하는 내부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일종의 태스크포스팀이다. 비상설 전문가 조직인데 각 기술분야의 전문가와 서비스 아이디어 전문가가 모여서 자유롭게 각자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때론 고객사나 대학생 등도 참여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만나 사업 아이디어를 발전시킨다. 일정 수준의 검증을 거쳐 그 이상이 되면 팀을 만들고 서비스를 구조화하고 서비스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고객 검증을 통해 사업화가 확인되면 별도 법인을 설립한다. 이 때 애초 기획했던 사람이나 사업화 의지 가진 사람이 먼저 오너십을 가질 수 있다. 새 회사는 핑거가 60% 지분을 갖고 40%는 직원이 갖는다. 그 중 25%는 대표가 갖는다. 만약 추가로 자금이 필요하면 핑거가 대외자금을 유치한다.
-이들 회사도 꽤나 성장했을 듯 한데.
△이런 식으로 가장 먼저 만들어진 게 2015년 (주)핀테크였고 이후 렌딩사이언스, 핑거비나 등을 만들었다. 렌딩사이언스는 이제 법제화가 추진되는 부분이라 아직은 크게 활성화되지 않고 있지만 8월부터 특금법 시행 이후 큰 성과를 기대한다. 비금융정보 신용평가업를 하고 있는데, 최근 카카오뱅크 등에 보조적 신용평가 지표로 제공하고 있다. 이미 손익분기점(BEP)도 넘었다. 머니텍이라는 자회사가 있는데 해외송금을 위한 물적 인적 자본요건을 잘 갖추기 위해 자회사에서 수행하기 어려워 분사시켰다. 현재 24개국에 서비스하고 있고, 베트남으로의 송금 규모만 해도 1200억원이 넘는다. 소액 해외송금업자 중에서는 4위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인터뷰는 2편으로 이어집니다.)